[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한국과 중국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일본 조선업계가 고부가 선박과 해외 진출 등 새로운 활로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 세계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본 조선업계의 지난해 수주량은 증가했지만 한국과 중국에 비해 주요 선종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한국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 선종에 대한 수주량을 늘려가고 있고, 중국은 자국 발주 물량을 발판 삼아 양적 확대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일본 조선업계에서도 각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코트라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이 강점을 갖고 있는 벌크선의 경우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에 뒤져 일본에서 건조할 수 있는 회사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대기업 중에서 벌크선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업체는 미쓰이 조선 정도로, 이밖에는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중기업이 대부분이다.
최근 발주량이 급증한 LNG선을 수주하기 위한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이 LNG선 건조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한국 기업이 수주시장에서 물량을 싹쓸이하다시피하면서 국제 시장에서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조선업계는 업계 재편과 해외 진출, 고부가 선박 비중 확대 등 활로 모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1월 IHI 마린유나이티드와 유니버설조선은 개발인력 보강을 통한 건조능력을 향상을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가와사키중공업과 미쓰이조선도 지난해 경영통합을 위한 교섭에 착수한 바 있다.
이들은 조선부문을 분리해 통합, 제휴하는 방식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한편 해양자원탐사선, 에코십, 호화 여객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은 대기업과 전문기업 모두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마바리조선은 중국 공장, 츠네이시는 중국과 필리핀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기업 중에는 가와사키중공업이 중국 기업과 합작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재팬마린유나이티드와 미쓰비시중공업은 해외 조선소에 기술을 판매하는 엔지니어링 업무도 함께 수행하며 조선부문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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