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亞증시 성적표는?..日 지고 신흥국 뜨고
1분기 日증시 10% 하락.."아베노믹스 실망감 커져"
신흥국 증시는 반등..금융 불안에 中만 '우울'
2014-03-31 14:53:51 2014-03-31 14:58:16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올해 1분기 아시아 증시는 작년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증시는 1분기에 10% 가량 밀려 아시아 시장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한해 동안 57%나 급등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외국인들도 일본 증시에서 이탈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1분기 일본 증시에서 1조8400억엔(181억달러)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의 15조1000억엔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닛케이225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일본과 다르게 신흥국 증시는 대체로 성공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특히, 작년 한해 1% 하락한 바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올 초부터 지금까지 10% 넘게 뛰어 아시아 증시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필리핀과 태국 증시도 각각 7%와 4%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만 1분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3.5%와 5%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증시 내부적으로 자금 로테이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먼 그로스 호지 LGT은행 동남아시아 투자자문 대표는 "투자자들은 가치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아시아 증시에서 자금의 로테이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인 접근보다는 전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 증시의 경우, 정부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시모 테츠오 세이손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 정책 당국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어 아베노믹스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일본 증시는 당분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와마 히사시 다이암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현재 일본 증시는 불행하고 슬픈 상황에 처해있다"며 "올 상반기 약세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중국과 홍콩 증시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다. 최근 부실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이어 지방은행들의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까지 발생해 중국 금융 부문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태양광 업체인 차오리솔라는 지난 7일 10억위안 화사채에 대한 이자 8900만위안을 지급하지 못해 자국 회사채 시장에서 사상 첫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개혁 조치가 단기적으로 증시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당국이 은행과 국영기업들에 대한 개혁에 속도를 높이면서 금융 시장 자금줄을 바짝 조이고 있다는 것이다.
 
빅토르 요르트 모건스탠리 스트래지스트는 "중국 은행권 신용 접근성이 빡빡해지고 있다"며 "신용 위험성에 대한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로스 호지는 "신용 확장 제한이 은행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융주들의 부진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자금 이탈 우려가 완화된데다 경상수지와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여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작년 4분기 인도네시아 경상 수지 적자 규모는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초 이후 인도네시아 증시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 규모는 주식시장 규모에 비해 크다"며 "앞으로도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니스 림 프랭클린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작년 아시아에서 최악의 성적을 냈던 국가들의 증시는 그간 매도세가 과했다는 이유로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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