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무게 중심이 태블릿PC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 등 한국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는 태블릿용 LCD 시장이 중국, 대만 기업들의 아성에 흔들리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그동안 태블릿용 LCD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던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의 BOE에 밀려 3위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입은 BOE의 상승세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거래선 다변화 등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글로벌 태블릿PC LCD 시장에서 BOE는 23.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LG디스플레이가 20.4%로 2위, 삼성디스플레이는 19%를 기록하며 3위로 밀려났다. BOE의 폭발적인 출하량 증가는 무엇보다 중국 모바일 시장의 '화이트 박스'(상표 없는 저가형 조립식 태블릿) 공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인치 LCD 패널 부문에서도 BOE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지난해 BOE는 7인치 LCD 시장에서 총 6336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이어 CPT(2456만대), 이노룩스(1601만대) 순이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4위로 내려앉았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군인 7인치 태블릿 제품에 중국, 대만산 패널을 늘린 것이 출하량 하락의 원인이었다.
◇BOE 중국 공장.(사진=BOE 홈페이지)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7인치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의 선두권 기업들이 7.9인치, 9인치 LCD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값싼 저가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로 인해 국내 업체들이 점유율 부문에서는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LCD 패널 부문에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만 이노룩스와 AUO는 올해 세계 UHD 패널 시장에서 58%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쫓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 합계는 2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는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해 저가 UHD TV를 판매하는 중국 TV 회사들의 전략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만드는 UHD TV의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는 부품도 값싼 제품을 써야 하는데 대만 제조사들이 이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항해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대표업체들은 프리미엄급 제품군과 OLED 패널, 전략 고객사와의 관계 강화 등을 통해 중국, 대만 등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시장 전체에 걸쳐 한국, 일본, 중국, 대만 간 '국가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역시 애플 제품에서의 압도적인 비중을 기반으로 프리미엄급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시장 최대 히트작 중 하나인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향 7.9인치 패널을 380만대 공급하며 샤프(150만대), AUO(75만대) 등을 누르고 'LG 레티나'의 명성을 지켰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캐시카우인 소형 OLED 패널 이외에도 9인치 이상 프리미엄 태블릿용 LCD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노릴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인치 LCD 패널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연간 3632만대를 판매하면서 1위(점유율 41.1%)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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