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F&I 매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우리투자증권(005940) 패키지 매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우리금융(053000)이 우선협상대상자인 농협금융지주와의 가격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4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F&I을 대신증권에 매각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최종 매각가는 대신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제시했던 약 4100억보다 인하된 388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파이낸셜(
KB금융(105560))와 우리자산운용(
키움증권(039490)) 매각은 지난 2월 확정된 바 있다. 이로써 우리금융 증권계열 6개사 가운데 우투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아비바생명보험)만 남겨두고 있다.
이날 우리금융 이사회는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우투증권 패키지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농협금융지주와 가격 협상에서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우투증권이 유럽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와 관련한 1심 소송에서 패소한 것이 최근에 드러났고, 농협금융에서는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의 손실 부분을 문제삼고 있다. 최종 판결로 확정될 경우 우투증권은 400억원대 손실을 보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금융 측은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손실로 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농협금융이 소송 건을 예비 실사 과정에서 이미 알고 있었고, 우투증권이 소송 관련 충당금을 쌓아놨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협금융은 우투증권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농협금융이 손실을 피할 수 있도록 특별면책 조항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 관련 비용은 소송 결과가 나온 다음에 정산하자는 것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예비 실사 중에 해외 소송건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1심에서 패소한 것은 최근에야 드러났다"며 "우리금융이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손실 대비책을 만들어 놓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투증권 가격 협상이 이뤄지면서 농협금융의 인수 전략도 틀어지고 있다. 당초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3월까지 우투증권 패키지를 자회사로 편입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농협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신속히 진행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라며 "시간에 쫓겨서 불합리한 조건으로 계약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의 가격 절충이 쉽진 않겠지만 우투증권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소송과 관련된 손실 문제만 해결되면 최종 협상에서 문제될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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