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새정치연합이 10일 당원·국민 여론수렴을 통해 공천 유지로 입장을 정함에 따라 6.4 지방선거는 사실상 새누리당과 일대일로 같은 룰을 갖고 치르게 됐다. 그러나 당초의 무공천에 비해 상황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초공천 논란 이전부터 정치권에서는 현재의 정치적인 상황상 야권에게 불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불과하고, 지지율이 60% 내외의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0년 지방선거와 같은 압승이 이번 선거에서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야권은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통합 효과에 큰 기대를 걸었다. 현역 단체장이 야권에 많은 상황에서 새누리당과의 일대일 구도가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깜짝 통합 발표' 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새누리당에 근접하며 야권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통합 선언 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이어와 지난 7일 'YTN' 조사에선 17.7%에 그치기도 했다. 이는 통합 과정에서의 '5.18 등 삭제 논란'과 통합 후의 '무공천 논란'으로 당이 내홍을 겪은데 따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안철수·김한길(오른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공천' 입장을 밝혔다. ⓒNews1
결국 당초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큰 선결과제로 여겨졌던 '단일화'를 뛰어넘는 '통합'을 이뤄내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는 것까진 성공했지만, 이미 창당의 효과는 이미 온데 간데없다. 10일 두 대표가 '여론 수렴'을 받아들여 기초공천 입장으로 선회해 당내 논란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당은 상당한 내상을 입은 상태다.
기초공천으로 당이 내홍을 겪으며 새정치연합 후보들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절대 강자'로서 재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던 박원순 시장의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지율이 최근 조사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뒤지는 결과가 연이어 나온 것이다.
이런 위기감 속에 안철수 대표는 10일 오후 '기초 공천 실시' 입장을 밝힌 자리에서 "제가 앞장서서 최선을 다해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당원의 뜻은 일단 선거에서 이겨 정부여당을 견제할 힘부터 가지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원의 뜻을 받들어 선거 승리를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모두 흘리겠다"고 다짐했다. 김한길 대표도 "안철수 대표께서 앞장서서 6.4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새정치연합은 당장 1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여기에는 두 대표와 함께 당의 대선후보급 인사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동선대위원장 제의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냈던 문재인 의원도 합류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문재인 의원(왼쪽부터) ⓒNews1
문 의원은 10일 ‘여론수렴’ 결과 발표 후 성명을 통해 "두 분 당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오로지 지방선거 승리만을 위해 전진해야 한다"며 "저 역시 두 분을 도와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어려운 곳을 돌며 선거 승리의 작은 밀알이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의 대변인 격인 윤호중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그렇게(선대위원장 수락으로) 보면 된다"고 말해 이를 확인시켜줬다.
새정치연합은 선대위 출범을 시작으로, 내홍을 잊고 선거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론수렴 결과가 발표된 이후, 두 대표를 비롯해 새정치연합 대다수 인사들은 '단합'을 부르짖었다.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기초선거에서의 과감한 개혁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공천'은 못하지만, 그 정신은 이어가겠다는 자세로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의 입김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각오다. 또한 '민생' 이슈 선점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민생 입법을 당 정책의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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