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보관함에 놨다" 1g 5만원 대마에 꾀인 젊은이들
2014-04-17 12:00:00 2014-04-17 12:00:00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신원 불명의 남성으로부터 SNS나 이메일을 통해 대마를 구입하려던 영어강사, 고등학생 등 13명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버스터미널이나 전철역의 무인 물품보관함을 거래창구로 활용했지만 잠복중이던 검찰수사관에게 현장에서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일명 '알렉스 김'으로부터 대마를 사서 흡연하거나 사려고 한 혐의로 이모씨(29)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마약으로 처벌 받은 전력은 없지만, 유학생활 등을 통해 모두 대마를 접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은 주로 20~30대였으며, 10대도 2명 포함돼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캐나다 벤쿠버에 거주하는 알렉스 김은 지난해 10월~11월에 자신이 재배한 대마를 1~10g 단위로 비닐봉지에 넣어 압착포창 한 뒤 수 개의 서류봉투에 집어넣어 국제특송화물을 통해 국내로 보냈다. 알렉스 김은 1g당 5~1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를 판매했다.
 
그는 국내에서 명함제작업을 하는 A씨가 이 화물을 수령하게 했고, 이를 지인 B씨가 받아서 서울고속터미널이나 강남역에 있는 물품보관함에 넣게 했다.
 
그 후 인터넷에 대마를 판다는 광고를 올리고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연락을 해오는 사람들에게 차명계좌로 송금을 받은 뒤, 대마를 넣어둔 물품보관함의 위치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수법을 사용했다.
 
검찰조사에서 A씨와 B씨는 자신들이 전한 물품이 대마인 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금을 한 뒤 '물건'을 수령하려던 피고인들은 알렉스 김이 알려준 장소에 가서 대마가 들어 있는 서류봉투를 찾으려 했으나,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검찰은 수사관들을 현장에 배치한 상태였다.
 
그러나 대마를 판매한 알렉스김에 대해서는 현재 정확한 이름이나 국적 등 인적사항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검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인터넷 결제서비스 페이팔(PayPal)을 이용해 신속히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관계자는 "인터넷 결제서비스와 SNS는 신분 노출 위험이 적어 최근 이를 이용해 마약류를 밀수 또는 매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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