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 약세 흐름에 휘청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위안화 평가절하 속도가 가팔라지자 일부 중국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분기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2.7%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양방향 흐름을 유도해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던 핫머니(투기자금) 유입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위안화 환율 차트(자료=로이터통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수출 기업들의 해외 경쟁력을 높인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달러화 부채가 높은 중국 기업들에게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화 부채가 많고 수입 비용 부담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며 "대표적으로 항공사, 부동산 개발업체, 소비재 업종 회사들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남방항공은 올 1분기에 3억~3억5000만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5700만위안 흑자에서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항공 회사들의 외화 부채는 전체의 80%를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남방항공의 환율 영향을 제외한 1분기 영업이익은 오히려 15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억위안 영업 적자에서 급반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석유화학 회사인 시노펙상하이페트로케미컬의 1분기 실적은 7000만위안 적자를 기록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취급하는 원유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탓에 위안화 약세 흐름이 실적 전망에 부담이 된 것이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중국 부동산 회사들의 부채 가운데 외화표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동산 회사들은 위안화 매출 비중이 높다"며 "게다가 대부분은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한 환헷지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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