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임효정기자]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은행권 상장회사들이 1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등 연초부터 악재가 겹친 금융사들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3735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가량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이자이익이 감소했으며, 방카슈랑스 등에서 수수료이익 줄었기 때문이라고 KB금융은 설명했다.
여기에 계열사인 KB국민카드가 연초에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그에 따라 국민은행의 체크카드 발행 업무가 차질을 빚은 것도 실적 부진에 한몫 거든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정지 여파로 신용카드부문 자산은 13조9000억원으로 연말보다 4.8%나 줄었다. 자산이 줄면서 이를 운용해 창출할 수 있는 수익도 줄어든 것이다. 은행과 카드를 모두 포함한 그룹의 NIM은 전분기보다 0.11%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날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윤웅원 KB금융 부사장은 "카드사 영업정지로 인해 카드 자산이 줄고, 이용 금액도 줄면서 순이자마진이 예상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다음달 16일부터 카드사의 영업이 정상화 되고, 은행 부문에서 고금리 채권이 본격적으로 상환되면 2분기에는 순이자마진 개선 등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부사장은 "2분기에 은행의 고금리 채권이 상환되면 조달 비용 부담이 덜면서 NIM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카드사 영업 정상화에 맞춰 고객 신뢰회복 프로그램은 물론 신상품 및 서비스 출시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저신용층 지원을 위해 출자한 국민행복기금 손상차손 650억원과 KT ENS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추가 충당금 655억원 적립 등 일회성 손실 요인 때문이라고 하나금융측은 설명했다.
연초 적발된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의 대출사기로 인해 하나금융의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1600억원의 대출이 부실화됐다.
다만 핵심저금리 예금을 늘려온 덕분에 다른 은행보다 NIM 하락폭은 적었다. 박형준 하나은행 전무는 실적 컨콜에서 "하나은행의 1분기 NIM은 1.47%로 연말보다 소폭 떨어졌다"며 "핵심저금리 예금비중이 늘어난 덕분"이라고 말했다.
같은 계열사인 외환은행의 경우 NIM이 전분기보다 0.01% 오른 2.07%를 기록했다. 핵심저금리가 분기당 5000억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2분기에 8000억 규모의 고금리 원화후순위채가 상환되면 NIM 개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9일부터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보다는 실적이 나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금융사는 상대적으로 금융권 악재로부터 비켜나 있다.
신한지주(055550)는 1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지난해보다 3% 증가한 5360억원으로 금융권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053000)은 1분기에 28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4% 가량 개선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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