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에 베팅..'캣본드' 발행 급증
올들어 넉달간 캣본드 발행액 47.5억달러
2014-04-29 15:30:56 2014-04-29 15:35:18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수익률에 굶주린 투자자들이 대재해 채권(catastrophe bonds), 일명 '캣본드(cat bond)'에 몰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8일 "올 1~4월동안 판매된 캣본드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고금리 상품일 뿐만 아니라 증시와 상관없이 수익을 제공하는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보험사들이 이를 기회로 캣본드를 발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캣본드는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 청구를 감당하기 위해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채권이다.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재해비용이 지정된 수준을 초과할 경우 보험사들이 해당 자금을 이용할 권리를 얻어 투자자들은 이자와 원금을 둘 다 받을 수 없다.
 
(사진=로이터통신)
 
캣본드관련 서비스업체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발행된 캣본드는 모두 47억5000만달러 어치에 이른다. 이는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1996년 이후 최대치다. 최근 12개월간 판매된 캣본드는 84억달러 규모로 지난 2006년말~2007년초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기록 85억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지난주에는 미국의 주택 및 차량 보험사인 올스테이트가 6억달러 규모의 캣본드 발행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발행된 캣본드 규모(2억5000만달러)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플로리다 소재 주정부 운영 보험사인 시티즌 프로퍼티 인슈어런스는 캣본드 발행액을 15억으로 늘렸다. 이는 단일 캣본드 거래로는 최대규모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선임 디렉터인 제프 모렌와이저는 "캣본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스프레드로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캣본드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캣본드 수익률은 현재 9년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012년 9.61%를 기록했던 분기 평균 수익률은 최근 5.22%까지 내려왔다.
 
캣본드로 손실을 보는 경우는 지금까지는 거의 없었으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손실 규모는 엄청나게 커진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캣본드를 구매한 사람들은 돈을 모두 잃었다.
 
보험컨설팅회사 레인파이낸셜에 따르면 1996년 이후 자연재해는 캣본드에 6억8200만달러의 손실을 입혔다. 이는 발행 채권 510억달러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손실이 나는 경우도 있다. 올스테이트는 지난 2007년 리먼브라더스와 연계된 파생계약을 체결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캣본드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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