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기아차가 4월 미국시장에서 닛산을 제치고 6위를 탈환했다. 그러나 닛산의 판매량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누적 판매량 격차가 좀처렴 좁혀지지 않고 있다.
1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가 보도한 4월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 동향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한달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증가한 11만9783대를 판매했다.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41만2802대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닛산에게 6위 자리를 빼앗긴 뒤 6개월만에 월간 판매량 기준 6위 자리를 탈환하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잠시 7위로 주춤한 닛산의 판매량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닛산은 4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증가한 10만3934대를 판매했다. 이 기간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45만8900대로 현대·기아차는 물론 혼다(45만7810대)까지 제쳐 5위를 유지했다. 지난해까지까지 닛산의 연간 판매량이 현대·기아차에 8000여대 뒤진 약 125만대로 7위였던 것에 비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게다가 닛산의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간 전년 동월 대비 월평균 판매 증가율은 14.7%로 현대·기아차의 1.1% 보다 14배나 높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닛산은 폭발적인 성장엔진을 가동하며 어느새 미국시장 5위까지 넘보게 된 것이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현대·기아차와 닛산의 미국시장 판매량 통계.(자료=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외신 취합)
닛산의 이러한 성장은 미주지역에서의 발빠른 투자가 뒷받침 됐다. 닛산은 지난해 8월 미주지역에 50억달러 규모의 투자 단행을 결정하는 한편, 11월 멕시코 중부지역에 연산 17만대 규모의 세번째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로써 닛산의 멕시코 현지 생산 능력은 연간 85만대를 넘게됐다.
닛산이 멕시코 현지에서 생산하는 85만대중 현지시장 판매분 약 25만대를 빼면 대부분의 차량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미국시장 판매량 증가가 이곳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 닛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6년까지 멕시코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0년 기아차 조지아 공장 신설 이후 미주지역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이미 2년전부터 풀가동을 넘어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공장 모두 3교대제를 도입해 가동률이 108%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의 공장 신설 요구도 뜨겁다. 조지아주 주정부는 기아차에 공장 신설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6일 방한한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재계 총수들과 만나 "투자를 많이 하면 적극 돕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닛산처럼 멕시코 현지에 공장을 설립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어 자동차를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물류비용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설립에 대한 것은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미국 현지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전략적으로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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