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침몰참사)발빼는 '언딘'..책임 떠넘기는 해수부
언딘, 선체 인양 포기 밝혀..해수부, 부실대응 연일 도마
2014-05-08 16:07:35 2014-05-08 16:11:47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특혜 수색' 의혹을 받고 있는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언딘)가 선체 인양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해상 재난을 관할하는 해양수산부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만을 보이며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모습.(사진제공=해수부)
 
◇이제와서 손 뗀다는 '언딘'
 
그간 '특혜' 의혹에 휩싸였던 언딘이 세월호 선체 인양은 포기할 전망이다.
 
언딘 측은 "그동안 선체 인양 준비를 해왔지만 여러 이유로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인명 구조가 끝나면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수색구조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무책임한 입장 표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비난 여론이 거센 현 상황에서 인양작업을 하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간 수색구조 작업에 참여하는 언딘은 그동안 청해진해운과의 계약에서부터 수색구조 활동 진행 과정에 이르기까지 해경 등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시달려왔다. 구난 포기 결정은 계속된 '특혜·유착 의혹'에 대한 일종의 방어막으로도 해석된다.
 
언딘 측은 "이곳에 수익을 내러 온 것도 아닌데 온갖 비난을 다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선체 인양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해외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언딘의 입장 표명은 그 배경을 떠나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 아직도 35명의 실종자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상황에서 불안과 우려만 증폭시킨다는 지적이다.
 
◇책임 떠넘기기 급급한 '해수부'
 
이런 가운데 해상 재난을 관할하는 해수부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만을 보이며 빈축을 사고 있다.
 
해수부는 8일 세월호 선주인 청해진해운의 여객면허 취소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등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행정처분을 취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세월호 침몰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선장과 일부 선원들의 파렴치한 행위가 드러났기 때문에 책임을 엄중히 물어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면허 취소처분절차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초기부터 부실한 대응으로 연일 도마에 올랐던 해수부가 세월호 참사의 잘못과 책임을 선사인 청해진해운에게만 떠넘기는 듯한 모습에 비난이 일고 있다.
 
실제 세월호 침몰 사고 대처 과정에서 해수부의 부실함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상 재난을 관할하는 해수부는 대형 해상사고에 대응할 능력도, 인재도 없었다.
 
특히 '해피아'로 대표되는 해수부 출신 관료들과 해운업계의 유착관계가 드러나면서 감독기관과 산하 유관기관 간 봐주기를 일삼는 그릇된 관행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해수부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해수부가 한국선급에 수상한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해수부는 선박평형수설비 국제시험기고나 신청자격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빼앗아 한국선급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평형수 정화는 국제 선박들이 평형수를 다른 나라 바다에 쏟아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걸 막기 위한 것이다. 해과원은 100여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미국 독립 시험기관 신청에 필요한 요건을 대부분 마련했다.
 
국제시험기관으로 승인되면 매년 최소 수십억 원의 검사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수부는 지난해 11월 한국선급이 단독으로 미국 독립시험기관 인정신청을 해야한다고 해과원에 통보했다.
 
국내 평형수처리설비 개발업체들과 해과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한국선급으로 결론났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회의 참석자 26명 가운데 18명이 한국선급과 장비개발업체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초기 부실 대응부터 해운업계와의 유착관계 의혹 등 해수부 역시 이번 참사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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