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일·가정 양립 정책은 근로자에게는 당연히 좋지만, 기업에도 이익이 됩니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산업연구원(KIET)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과 '미래에의 전략적 대응'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 사회는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급증하고 맞벌이 부부 비율도 늘어나면서 가사를 할 사람이 없어져 돌봄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재작년 대선에서 한 후보가 내세운 캐치프래이즈 '저녁이 있는 삶'이 큰 공감을 얻을 정도로 일·가정 양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의 노동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칠레, 멕시코 등과 함께 3위권인 탓"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단시간 근로, 근무시간 유연제, 재택 근무 등 8가지 일·가정 양립의 방법 중 하나라도 도입한 기업은 4곳 중 1곳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일·가정 양립 정책이 장기적으로 이익이 있더라도 모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가정 양립 정책 중 하나인 근무시간 유연제를 도입하면 기업에도 이익"이라며 "연구 결과들을 보면 근로자의 업무 만족도 증가로 이직이 감소해 신규 인력 채용 비용이 줄어즐고 근무 태만 감소, 생산성 증가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근무시간 유연제를 도입할 경우 근로자가 대충 일하다가 가는 것 아니냐는 스티그마(부정적 낙임)가 아직 있다"며 "미국의 기업은 근무 시간 유연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을 때 주가가 올라갔다는 연구도 있으므로 기업이 미래를 바라보며 도입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2일 산업연구원(KIET)이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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