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대혼란을 겪고 있는 시장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업틱룰(Uptick rule)을 한달 내로 부활시킬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SEC 대변인인 존 네스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SEC 멤버들이 공식 석상에서 이 기관의 위원 5명에게 업틱룰 부활안에 대한 투표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SEC는 업틱룰을 다시 시행할 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시장참여자들로부터 의견을 듣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 업틱룰은 공매도(short sale)시 주식을 이전 거래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 때까지 투자자들의 베팅을 금지하는 것으로, 공매도로 인해 주가하락이 가속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입법자들과 찰스 슈왑을 포함한 회사들은 S&P 500지수가 2007년 7월 이후 50% 이상 깎여나가자 SEC에 공매도에 대한 제한 조치를 다시 실시하라고 요청해왔다.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의장인 바니 프랭크와 상원 금융위원회 의장 크리스토퍼 도드도 이날 업틱룰 부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드는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공매도는 가치있는 것이지만 남용될 우려가 있다"며 "내 생각엔 (공매도가) 금융시장에서 몇몇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리 샤피로 SEC 의장도 앞서 1월 인준 청문회에서 업틱룰을 검토하는 것은 "내가 가장 빨리 전념하고 싶은 일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업틱룰과 관련해 네스터 SEC 대변인은 "공매도와 관련된 다른 조치들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음 조치가 무엇이 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베어레이드(Bear Raid)*
공매도시 트레이더들은 주식을 빌린 후 판다. 추후 주가가 더 낮아져 이윤이 발생하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틱룰이 적용되면 트레이더들은 그들이 베팅하길 원했던 주식의 가격이 상승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SEC는 지난 2007년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전자 거래에 의해 더이상 시장이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거의 70년간 유지되온 업틱룰을 주식시장 규제 완화 차원에서 폐지했었다.
지난 1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사설에서 찰스 슈왑 창립자인 찰스 슈왑은 업틱룰을 다시 적용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업틱룰은 "공매도 진행을 더디게 할 것"이며 트레이더들이 주식을 '쌓아놓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주가 조작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경기와 호경기의 비정상적 반복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지난달 말 의회 증언에서 업틱룰 부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시장에서 불경기와 호경기가 비 정상적으로 반복되는 양상을 다소 누그러뜨리기 위해 미국 내 금융 규제를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이날 미 외교협회(CFR) 초청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버냉키는 연설을 통해 "투기자들이 시장을 과도하게 흔들어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단속 정책들과 회계 규정들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SEC 이코노미스트인 대니얼 아로미와 세실리아 카글리오는 지난 12월 연구를 통해 업틱룰은 가장 필요하다고 여겨질 때, 즉 주가가 폭락하고 예측불가능한 장세가 지속될 때 생각보다 효력이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 크리스토퍼 콕스 전 SEC 의장 하에 SEC 트레이딩 및 시장 부문 관계자는 지난 1월20일 개리 아커만 민주당 의원에게 서신을 보내 브로커의 조작은 이전 형태의 업틱룰 부활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나이트 캐피털 그룹의 레오나르드 아모루소 상담역은 업틱룰의 재개는 분명 중개자들에게 도전을 줄 것이며 동시에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EC가 20개월 전의 규제와 관련한 자료들을 그러모으고 있어 회사들은 그들의 기술을 철저하게 검토해야 할 입장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는 "(업틱룰은)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에 그냥 넣기만 하면 되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며 "매우 어렵고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게 우리의 견해"라고 전했다.
이날 프랭크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에게 "업틱룰이 한 달 내 부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SEC의 두 단계 입법 과정은 아마도 이를 어렵게 할 공산이 크다.
일반적으로 SEC 멤버들이 새 규제를 제안하고 위원들이 대중의 피드백을 받으며 투표하는 데까지 30일, 60일, 혹은 90일 정도가 걸린다.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을 가진 후에 SEC 멤버들은 위원들이 관련 법규 내용을 확정하기 위해 2차 투표를 실시하기 전에 내용에 변화를 줄 지 여부를 결정한다.
업틱룰 적용과 관련해 화이트 캡 트레이딩의 제이미 셀웨이 관리 감독자는 "우리는 경기 부양책의 관점에서 여러가지 다른 것들을 시도하는 정부를 갖고 있는데 이건 아마도 SEC 탓일 것"이라며 "이같은 정책은 정치적 지지를 받을 경우에만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베어레이드(bear raid)
: 대량의 주식을 대주함으로써 주식가격을 하락시키려는 시도. 20세기 초에 투기꾼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것으로 목표 기업에 대한 불리한 루머를 동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은 행위로 투기꾼들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소유한 주식을 엄청나게 싼 가격에 매도하도록 유도한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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