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AIG 지원, 가장 화나"
금융안정위해 공격적 대응 강조..추가 자금지원 간접 피력도
2009-03-04 07:30:00 2009-03-04 11:01:37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자산을 헤지펀드처럼 운영해 온 AIG에 구제자금을 제공한 것에 대해 매우 화가 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버냉키 의장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보다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금융권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3일(현지시간) 미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AIG가 헤지펀드 상품에 대한 감독 시스템 결함을 이용해 마치 헤지펀드처럼 영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가장 보수적이고 철저하게 위험관리를 해야 할 보험사가 감시와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헤지펀드처럼 방만하게 회사를 운영해 금융시장 위기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이다.
 
이어 버냉키 의장은 무책임한 AIG에 구제자금을 제공한 것이 지난 18개월간의 FRB 의장 재직기간 중 가장 자신을 화나게 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월가는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을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강화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서 버냉키 의장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조했다.
 
앞서 지난해 미 정부로부터 15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구제자금을 지원받은 AIG는 작년 4분기에 617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전날 300억달러의 추가 구제자금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AIG를 지원해 금융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것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강조하며 AIG 구제가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금융시장 안정화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버냉키 의장은 또 이날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금융권에 대한 추가적인 구제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안정이 없다면 지속적인 경기회복이 나타날 수 없다"며 "지금은 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경기부진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져 재정적자는 더욱 커지고 생산과 고용 소득도 더 악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버냉키는 특히 "작년 가을 이후 금융부문에 진전도 있었지만 보다 많은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미 언론들은 버냉키의 이같은 발언이 금융안정을 위해 추가적으로 자금이 필요하다는 FRB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미 의회가 승인한 7000억달러의 금융 구제자금 중 3500억달러는 부시 행정부 때 이미 사용됐고 현재 오바마 행정부는 3500억달러 가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기에 현재의 자금규모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 1월 인사청문회에서 "추가적인 구제자금이 필요한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경제 및 금융부문의 문제가 더 어려워진다면 재무부는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경우에 따라 추가자금을 요청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Credit default swap)
: 신용파생상품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채권이나 대출금 등 기초자산의 신용위험을 전가하고자 가입자가
보험사에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보험료를 지급하는 대신 채권이 부도나거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보험사가 원리금을 대신 갚아주기로 약정하는 신종 금융 파생상품이다. 
 
이는 채권 보유자가 동 채권 채무 불이행에 대비하여 일종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융거래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커버하기 위한 목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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