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불안요소로 늘상 지목되는 것이 수비다. 이런 와중에서 수비력과 함께 발재간까지 갖춘 중앙 수비수들에게 관심이 쏠린다.
공 다루는 기술이 탄탄한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24·광저우 헝다)이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다.
어린 나이와 경험 부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제 이들은 대표팀의 어엿한 중앙 수비수다.
현대 축구에서 수비수는 수비력 이상의 능력이 필요하다. 상대의 최전방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 공격 전개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홍정호와 김영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13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한 홍정호. ⓒNews1
둘은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췄다. 홍명보 감독은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준비하며 홍정호와 김영권에게 중앙 수비를 맡겼다. 이후에도 둘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함께했다. 모두 홍명보 감독이 이끈 팀이다.
비록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홍정호가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회복 후 각종 A매치에서 '홍-김 콤비'의 호흡은 이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부임 이후에도 홍정호와 김영권의 수비 조화를 그대로 가져갔다. 비교적 여러 포지션에서 실험이 이뤄졌지만 중앙 수비만은 홍정호와 김영권이 지켰다. 브라질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에 앞서 가장 예측 가능했던 자리도 중앙 수비로 꼽혔다.
대표팀 내 또 다른 중앙 수비수로 곽태휘(33·알힐랄)와 황석호(25·산프레체히로시마)가 이름을 올렸지만 사실상 대표딤 주전 수비수는 홍정호와 김영권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축구계의 관측이다.
홍정호와 김영권의 각기 다른 장점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홍정호는 오른발을 주로 사용한다. 김영권은 왼발잡이다.
한 축구 지도자는 "오른발잡이와 왼발잡이의 중앙 수비 조합은 이상적"이라며 "두 선수가 어린 나이에 월드컵 출전이라는 경험적인 면만 극복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홍명보 이을 수비수 홍정호
홍정호는 '제2의 홍명보'라는 수식어로 불린다. 이번 대표팀 등번호 배정도 홍 감독의 선수시절 번호인 20번을 받았다.
그는 빠른 발과 기술을 모두 갖춘 수비수로 평가받는다. 비교적 정확한 패스 능력을 갖춰 공격전환과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큰 장점을 보인다. 헤딩력도 있어 세트피스에서도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홍정호는 지난해 11월 스위스와 평가전에서 기성용의 코너킥을 헤딩 골로 연결했다. 리더십도 좋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이따금 대표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그는 한국인 중앙 수비수 중 최초로 유럽 빅리그 진출을 이뤘다. 그는 지난해 9월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등번호는 역시 20번이다.
◇지난 19일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김영권. ⓒNews1
◇명장 아래에서 성장 중인 김영권
김영권의 장점 역시 안정적인 발기술이다. 그는 풋살 대표팀 출신이다. 전주대 2학년 시절이던 지난 2009년 2월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풋살리그에 출전해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전주대의 우승을 안겨 아시아챔피언십 풋살 대회까지 나갔다.
발이 빠르고 패스가 좋은 김영권은 종종 측면 수비수로 나서기도 했다. 이따금 날리는 대포알 왼발 슈팅으로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특히 김영권은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우승과 함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를 발판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가 전 세계 축구 관계자들에게 존재감도 드러냈다.
김영권은 소속 팀에서 이탈리아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 함께하며 경력과 경험 면에서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답게 강력한 수비전술 속에서 김영권을 조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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