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넋들을 위해 편지를'..'락포엠'이 만든 위로의 시간
2014-05-22 06:00:00 2014-05-22 15:48:58
◇'락포엠' 포스터 (사진제공=아르떼TV)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벌써 한 달이나 지났지만 아픔은 다 가시지 않은 듯 하다.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는 여전히 우리들의 가슴속에 상처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시가 흐르는 문화콘서트 '락(樂)포엠'이 지난달에 이어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위해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열린 두 번째 시간에서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슬픔을 공유했다면, 이번에는 다소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때로는 웃음을 짓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뉴스토마토가 주관하고 아르떼TV, 시마을, 계간 시인동네가 후원하는 시가 흐르는 문화콘서트 '락포엠'이 지난 21일 저녁 서울 합정동 아르떼홀에서 진행됐다.
 
시인과 낭송가, 팝페라 가수 등 다양한 문화인들이 시와 노래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를 만드는 '락포엠' 세 번째 시간에는 '편지, 그리고 푸른답장'이라는 주제로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번 행사에는 약 70여명의 관객들이 모여 시와 노래를 감상했고, 일부 관객은 무대에 올라 자신이 선택한 시를 낭송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나호열 시인의 '밤에 쓰는 편지'를 영상화한 무대로 시작한 이번 행사에서 낭송가 남기선은 유치환 시인의 '행복'을 낭송하며,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진 무대에서 성악가 김민석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OST였던 '백학'(Crane)과 박문호의 '님이 오시는지'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특히 '님이 오시는지'는 낭송가 안은주와 함께 시와 노래를 융합시켜 눈길을 끌었다.
 
시인과의 대화 시간에는 최근 새 시집을 발간한 강신애 시인이 시의 소중함과 시를 쓰는 시인의 고충을 토로했다. 강 시인은 자신이 직접 쓴 시 '천년의 나이테가 녹아든'을 낭송했다.
 
사회자가 시를 듣고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위해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하자 강 시인은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어린 꽃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꽃 같이 사라진 젊은 넋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편지를 쓰고 읽으면서 살아남은 자들이 느낀 절망과 무기력감을 조금은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관객들은 다소 숙연해지는 분위기를 보였고, 일부 관객은 안타까움에 한숨을 쉬기도 했다. 지난 행사에 비해서는 다소 침착한 분위기였지만, 여전히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야기는 무겁게 다가왔다.
 
마지막 무대는 인디밴드로 활동 중인 레드로우 고니(Redlow Goni)가 나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레드로우 고니는 시를 노래화 시킨 '가을편지'와 지난 세월호 참사 때 위로하는 차원에서 선보였다는 '잘가라 나의 20대여'를 불렀다.
 
독특한 보이스로 짙은 감성을 전달한 레드로우 고니의 무대에 관객들은 박수로 리듬을 맞추며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고, 준비된 두 곡이 끝나자 '앵콜'로써 화답했다. 이에 레드로우 고니는 자신이 즐겨부르던 노래로 보답하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시가 흐르는 문화콘서트 '락포엠'은 매월 마지막째 주 수요일 아르떼홀에서 열린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뉴스토마토 캠페인 사이트를 통해 미리 신청하면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문의 02-2128-3329, www.ntcp.co.kr).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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