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제조업 경기가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호전됐다.
22일 HSBC는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9.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월 확정치인 48.1과 사전 전망치 48.4를 모두 상회하는 것으로,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중국 HSBC 제조업 PMI 변동 추이(자료=Markit)
특히, 하위항목 중 신규수출지수와 생산지수가 경기 확장 국면으로 다시 진입하며 전반적인 지표 개선을 견인했다. PMI 지표는 50선을 상회하면 경기 확장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실제로 신규수출주문지수는 52.7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 3년 반만에 최고치다. 생산지수 역시 47.9에서 50.3으로 크게 높아져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지표가 신규주문과 수출이 호조를 보여 광범위한 부문에서 지표가 개선됐다"며 "한달 새 디플레이션 압력 역시 완화되고 생산 가격이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고용지수가 47.3으로 위축 국면에 머물러 있는 점을 지목하며 "경기 회복세가 고용시장으로까지 전해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경기 여건이 호전되면서 중국 수출이 탄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의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늘어났다. 직전월의 6.6% 감소에서 증가세로 급전환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시행한 미니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해 내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중소기업 세금감면 연장, 철도건설 프로젝트 가속화, 농촌 지역 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조치 등 경기 방어를 위한 소규모 부양책을 내놓았다.
지오프 루이스 JP모건자산운용 스트래지스트는 "중국 경제가 1분기에 바닥을 치면서 중국 당국이 부양 조치를 취했다"며 "제조업 경기 반등은 놀라울 정도는 아니지만 호재인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성장세를 둘러싼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의 중심축을 수출보다는 소비로 전환하는 구조 개혁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존 테일러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중국 경제는 이날 지표 결과에 위안을 받았지만 앞으로도 순항할 것 같지는 않다"며 "정부의 추가적인 경제 조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날 지표는 중국 경제와 관련한 수 많은 정보들 중에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취홍빈 역시 "최근 중국 정부가 시행한 미니 부양책 덕분에 일시적으로 경기 안정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경제 성장세의 하강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첫 4개월 동안 중국 내 신규 건축은 22%나 급감했다. 게다가 지난달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지표는 예상 밖에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싱크탱크인 국가정보센터(SIC) 역시 지난 20일 중국 경제의 하강 압력을 지적하며,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홍빈은 "수개월 안에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HSBC 제조업 지표 예비치는 420개 이상의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후, 조사 결과의 85~90%를 기반으로 집계된다. 5월 확정치는 다음달 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또 중국 국가통계국이 30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하는 공식 제조업 지표는 다음달 1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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