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간첩공무원 증거조작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이 혐의 전부를 부인하고, 함께 기소된 중국내 협조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김우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국정원 대공수사국 이모 처장(54)과 주(駐)선양총영사관 이인철 영사(48),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모 과장(48·일명 김사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처장은 유우성씨의 출입경기록은 국정원이 협조자를 통해 확보한 관공서 컴퓨터 화면을 캡처한 것으로 내용이 진실돼 허위문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영사의 변호인은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국정원에서 제공받은 문서라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스로 허위라는 고의를 가지고 문서를 작성한 것도 아니고, 행사할 목적이 없었고, 국정원 본부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자신의 지위까지 고려하면 범죄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혐의를 부인하면서 함께 기소된 중국내 협조자 김모씨(61)에게 자신의 책임을 돌렸다.
김 과장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김씨가 관련 문서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해서 추진한 것이지 자신이 문서를 위조하려고 시도하거나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전에는 국정원에 협조한 사실은 없다"며 "협조자라는 용어는 예전부터 국정원에 협조해온 것이란 선입견을 줄 수 있다. 사용을 삼가라"고 요청했다.
앞으로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이 아닌 일반재판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고 있지만, 나머지 3명은 반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관련 법률을 보면, 법원은 공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이 거부의사를 밝히면 국민참여재판 배제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검찰도 "피고인 3명이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고 있고, 재판이 국가안보과 관련한 내용이 있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재판 일부가 비공개로 진행될 전망이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3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이 처장과 김 과장은 중국내 협조자를 동원해 허룽(和龍)시 공안국 명의 회신 공문을 위조해 검찰에 팩스를 발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영사는 이 문건에 공증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김 과장의 지시를 받고 유우성씨(34)의 변호인이 제출한 정황설명서가 거짓이라는 내용의 싼허(三合)변방검사참 명의 답변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공안국 출입경관리국 명의 출입경기록과 창춘(長春)시 공증처 명의 공증서 2부를 위조한 혐의도 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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