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만났다. 피해자 가족들은 여야에 성역 없는, 그리고 빠른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여야는 현재 세월호 국정조사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 120여명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과 만나 국회 차원의 조속한 진상조사 착수를 주문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여야가 현재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국정조사 계획서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터뜨렸다.
특히 비난의 화살은 새누리당에 집중됐다. 가족들은 새누리당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 가족이 “대통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대통령 뿐 아니고 관련자 모두가 증인채택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자, 다른 가족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이완구 위원장에게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 양보 의사가 없는지 묻기도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피해자 가족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새누리당은 '기존 관행'을 이유로 국정조사 특위 구성 후 증인 채택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도 특정인의 증인 배제를 밝힌 바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증인 채택에 대한 약속도 없었다.
피해가 가족들이 “관행대로 흐지부지 되겠다”고 반박했지만, 이완구 위원장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실종자 가족과 면담을 갖고 있다. ⓒNews1
반면,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그동안의 국정조사에서 여야가 증인채택 문제로 대립하다 국조가 흐지부지됐던 전례를 거론하며, 국조 특위 회의 개최 전 증인 채택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야당은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장이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그가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에 대한 특별위원장을 맡아, 특위를 파행으로 이끌었던 전례를 문제 삼았다. 일부 피해자 가족들도 심 의원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이완구 비대위원장은 "당내 의원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심 의원을 적극 변호했다.
결국 피해자 가족들 앞에서 여야가 평행선을 이어가자,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즉각적인 여야 원내수석과 특위 간사 간의 협상을 제안해, 여야는 곧바로 (2+2) 4자 회동에 들어갔다. 피해자 가족들은 4자 협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 자리에서 국정조사 예비조사 단계에서 피해자 가족들의 참여, 국정조사와 별개로 특별법을 통한 국회·민간전문가·피해자 가족 등이 참여하는 범국민적 진상조사 기구 출범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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