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과열을 완화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자는 공통된 취지에서 추진돼온 만큼 앞으로 같은 파이를 두고 경쟁하게 될지 주목된다.
◇출발 앞선 알뜰폰..KMI는 6번째 도전 중
출발은 알뜰폰이 앞섰다. 현재 시장점유율 1위인
CJ헬로비전(037560)의 '헬로모바일'과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를 비롯해 28개사가 시장에 진출했고 판매처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더욱이 이통 3사의 지난 영업정지 기간 반사이익을 보며 가입자수가 대폭 증가한 뒤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반면 제4이통은 출범여부가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KMI와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등이 수차례 사업권을 따내려 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이제는 KMI만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초 KMI의 5차 사업허가 신청이 미래부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었는데 허무한 이유로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하면서 어쩐지 김이 빠진 기분"이라고 지적했다. KMI는 지난 1월 미래부의 이통사업자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지만 마감시한 내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지 못해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KMI는 현재 신규 통신사업자(MNO) 허가를 받기 위해 6번째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3월19일 미래창조과학부에 신청서를 재접수했고, 미래부가 자료 보완을 요청함에 따라 보정심사 서류를 준비 중이다.
KMI 관계자는 "빠르면 6월 초 서류제출을 마치고 주파수 할당을 신청할 것"이라며 "사업자 허가신청서를 접수한 뒤 120일 내로 진행되는 사업계획서 심사 마감이 7월18일이다.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기 때문에 여유있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캡처=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KMI·알뜰폰, '파이'에 대한 엇갈린 시각
KMI가 수년째 지지부진한 정부 심사를 이어오는 동안 포지션이 애매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KMI가 '통신비 걱정 없는 새로운 통신시장'을 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알뜰폰 시장에서 저가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흡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제4이통과 알뜰폰은 '이통3사의 독점 구조를 깨자'는 측면에서 취지가 같다"며 "두 사업 모두 정부가 긍정적인 취지로 추진하는 정책이니 서로 윈윈해야겠지만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선 제4이통 출범이 위협적 요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KMI는 알뜰폰과 시장 타깃부터 다르다고 설명했다.
KMI 관계자는 "알뜰폰은 망을 빌려 저렴하게 공급하는 MVNO(이동통신재판매)로 저가 수요가 대상이지만 우리는 이통3사와 같은 MNO(이동통신사업자)로서 매스 마켓(Mass Market)을 타깃으로 한다"며 "알뜰폰은 음성통화 위주로 접근하지만 우리는 망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MI, '한국모바일인터넷'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데이터 사업자라는 것.
이에 대해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 지금은 음성통화 요금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는 이통3사와의 'LTE 도매대가'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결국엔 소비자 수요 측면에서 데이터 시장으로 나아갈 것인 만큼 제4이통과의 명확한 시장 분리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아무리 정부 육성책이라도 두 시장을 동시에 키워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알뜰폰 시장이 아직 다 안컸는데 제4이통에 정부 지원이 쏠릴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내비쳤다.
◇KMI "궁극적으로는 B2B 지향..M2M 활로도 적극 모색"
KMI는 궁극적으로 B2B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점에서 알뜰폰과의 차이를 강조했다. 특히 사물통신(M2M) 분야로의 적극적인 진출도 계획 중이다.
KMI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M2M 시장의 수요 기반이 늘어나면 응용산업이 발전하고, 방범·보안·스마트그리드 등을 넘어 각 분야로 시장이 재차 확산될 것"이라며 "관련 장비와 단말 등 산업적 대기 수요도 굉장히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한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 방안에 대해선 이통 3사 대비 망 구축 부담이 작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통사는 2G·3G망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적으로 4G로 전환해 누적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됐지만 현 시점에서 KMI는 4G망만 구축하면 되기 때문에 회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또 인건비와 마케팅비도 이통 3사보다 적다고 강조했다. 기존 이통사들이 광고비에만 8조원을 쏟아부었지만 KMI는 '바이럴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것.
KMI 관계자는 "좋으면 입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저가항공도 처음엔 모두가 위험할 거라고 생각해 꺼려했지만 결국 타본 사람들이 만족하며 이용률이 급증하지 않았느냐"며 "이처럼 통신업계도 고객의 '필요'에 의해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4이동통신 홍보영상 '대한민국 통신비의 불편한 진실 中 (동영상 캡처=제4통신 컨소시엄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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