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올 하반기 경제 여건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주력산업 중 석유·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들은 모두 어렵거나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14년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 하반기 경제상황 점검과 함께 업종별 산업 기상을 예측했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개회사에서 내수 회복 지연과 침체된 소비 심리를 우려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경기 둔화, 원화 강세 등의 불확실성까지 가중된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박 전무는 "기업들이 직면한 대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혁신과 규제 개혁을 통한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기업들 또한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韓경제, 올해 전망치 하회..소비·투자 부진 탓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이어 더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세계 경제가 더딘 성장을 보여 상반기와 비슷한 3.4%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의 성장세가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미국의 주택시장 둔화 가능성과 유럽 국가들의 저물가·고실업률 등의 위협 요인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5%를 소폭 하회하는 7.4%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경제의 경우 당초 전망치에 약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올해 국내경제는 전망치인 4.2%보다 0.1%포인트 하락한 4.1%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 회복으로 수출은 견조하지만 연초의 신흥국 금융 불안,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 세월호 사고 여파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뒤로 미뤄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2.9% 성장으로 소폭 회복에 그치고, 소비자물가는 2.0%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나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보다 낮은 1055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윤 원장은 "올해 거시경제 정책은 성장 모멘텀이 지속되도록 현재의 금리수준을 유지하고, 재정집행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력산업, 석유·화학 제외하고 '불투명'
하반기 국내 주력산업의 경기회복도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화학산업이 실적 개선으로 선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철강산업은 부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자동차·조선·건설산업은 기대요인과 위협요인이 상존하면서 가시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상반기 주요 석유화학 업체의 실적 부진이 지속됐으나, 하반기에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지속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원료인 유류 가격(두바이유 기준)도 상반기와 유사한 배럴당 104달러 내외에서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반해 철강 산업은 조선·건설 등 전방산업의 경기 회복 불확실성으로 철강 수요의 개선이 더딘 가운데 원화 강세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 산업은 UHD TV·발광다이오드(LED) 조명·웨어러블 기기 등 새로운 트렌드 확산과 유럽 등 선진국 수요 회복이 가속화되겠지만, 스마트폰 마케팅 경쟁 심화와 가파른 원화 강세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예상됐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미국·유럽·중국 등 세계 3대 시장에서의 양호한 판매 흐름과 신차출시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됐다. 하지만 폭스바겐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심화와 원화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안으로 지적됐다.
조선 산업은 해양생산설비의 내년도 발주 증가 기대감이 하반기부터 반영되겠지만, 상선 발주량 약세 전환과 해양플랜트 수주 부진이 수반될 것으로 예측됐다.
건설산업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에 따라 토목 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수도권 신규 분양가 상승과 미분양 감소에 따라 주택부문의 개선이 일어나고, 아시아 발주시장 성장과 이라크·이란 등 중동 발주 재개에 따라 해외시장에서의 약진이 위안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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