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행오버'를 발표한 싸이. (사진='행오버' 뮤직비디오)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싸이의 신곡 ‘행오버’(Hangover)가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고 앞으로 미국 음악 시장에서 ‘행오버’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진 아직 미지수지만, 국내 가요계에선 대체적으로 “싸이다운 결과물이 나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싸이가 ‘행오버’를 통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증명해 보여 눈길을 끈다. 싸이는 지난 2010년 YG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다른 YG 소속 가수들과는 달리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한 음악을 해 독자 노선을 걷는 듯 보였던 싸이지만, ‘행오버’에서만큼은 YG 소속 가수로서의 색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강렬해진 힙합 비트..‘강남스타일’에서 ‘YG스타일’로
‘행오버’는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이다. 싸이는 기존 히트곡인 ‘새’, ‘챔피언’, ‘아버지’ 등의 노래를 통해 사회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지거나 삶에 대한 현실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행오버’를 통해선 자신의 B급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가사보다는 멜로디와 콘셉트에 집중했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B급 냄새를 물씬 풍기는 뮤직비디오가 이 노래들의 특징이다.
이와 같은 음악적 변화는 ‘강남스타일’을 통해 국제 가수로 발돋움했던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행오버’와 ‘강남스타일’ 사이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정통 힙합 장르에 도전을 했다는 점. 미국 힙합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스눕독이 피처링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최근 가장 유행하는 힙합 장르인 트랩 비트를 사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런 점에서 싸이의 음악에 YG의 음악적 색깔이 본격적으로 묻어나오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YG는 힙합을 기반으로 한 음악을 하는 아이돌들이 소속돼 있는 대표적인 국내 기획사다. 지난해 솔로 앨범을 냈던 빅뱅의 지드래곤과 올해초 새 앨범을 발표했던 2NE1 역시 트랩 비트를 기반으로 한 힙합 장르의 음악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드래곤(가운데)이 '행오버'의 뮤직비디오에 특별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캡처='행오버' 뮤직비디오)
◇‘행오버’ 인기에 톡톡히 한 몫한 지드래곤과 CL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특별 게스트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곤 했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엔 포미닛의 현아가, ‘젠틀맨’의 뮤직비디오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행오버’의 뮤직비디오 촬영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새로운 ‘싸이걸’이 누가 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싸이의 선택은 결국 ‘YG 패밀리’였다. ‘행오버’의 뮤직비디오엔 YG를 대표하는 가수인 지드래곤과 CL이 출연했다. 지드래곤은 ‘행오버’의 노래방 신을 통해 여성들과 춤을 추고 있는 싸이와 스눕독 사이에서 천연덕스럽게 노래부르는 모습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 무대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지드래곤의 색다른 모습이었다. 또 CL은 싸이와 스눕독이 술 마시기 대결을 펼치는 장면에 등장한 강한 존재감을 뽐냈다.
‘행오버’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두 사람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특히 해외팬들의 반응을 눈여겨볼 만하다. 싸이가 국제 가수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긴 하지만, 아시아권에선 아무래도 아이돌 스타인 지드래곤과 CL의 인기가 더 높은 편이다. 아시아권의 해외팬들은 두 사람이 특별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싸이의 뮤직비디오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YG의 한솥밥 식구인 지드래곤과 CL이 싸이에겐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싸이의 '행오버' 뮤직비디오에 특별 출연한 2NE1의 CL(가운데). (사진캡처='행오버' 뮤직비디오)
◇‘20억뷰의 사나이’ 싸이, 또 한 번 대기록 달성할까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행오버’의 뮤직비디오는 10일 오후를 기준으로 1800만건의 조회수를 돌파했다. 지난 9일 공개된 이후 불과 하루만의 기록이다.
'행오버'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이후 MTV, 뉴욕 포스트, 워싱턴 포스트, CNN, NBC, ABC 등 다양한 해외 매체들은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시사주간지 타임은 “가치 있는 5분”이라며 이 뮤직비디오에 대해 극찬을 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이미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2012년 7월 발표된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51일만인 같은 해 9월 1억뷰를 돌파하고 12월엔 10억를 넘어서면서 최단 기간, 최다 조회수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달 31일엔 20억뷰를 넘어서면서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에 갖고 있던 B급 매력에 YG의 색채를 더하고, YG 소속 가수들의 든든한 지원까지 받고 있는 싸이가 다시 한 번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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