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민란의 시대'가 '천만 관객' 영화로 기대받는 이유
2014-06-10 16:35:17 2014-06-10 16:39:42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천만 갈 수 있을까요?"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에 출연한 한 배우의 관계자가 슬쩍 꺼넨 말이다. 아직 영화가 공개되지도 않았을뿐더러 심지어 예고편도 나오지 않았는데 나온 말이다. 그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다.
 
10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소재의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에 감춰져있던 <군도>가 얼굴을 비췄다.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통해 한국 사회의 그늘을 낱낱이 들춘 윤종빈 감독의 신작 <군도>는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조선 후기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세상을 뒤집기 위해 나선 도적들의 활약상을 다룬다.
 
기획 제작 단계부터 캐스팅, 촬영에 제작보고회까지 일거수일투족 주목받은 <군도>는 올해 최초의 천만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이킹 영상만 공개된 제작보고회 현장도 수많은 기자와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를 짚어봤다.
 
◇하정우-강동원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백정 하정우 vs. 탐관오리 강동원
 
먼저 투샷이 예사롭지 않다. 하정우와 강동원이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더 테러 라이브> 등 하는 영화마다 연달아 히트를 내고 있는 하정우와 <초능력자>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강동원이 함께 만났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에서 민머리로 비주얼에 변화를 주고, 최하층 천한 백정에서 군도에 합류한 뒤 에이스로 맹활약한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는 하정우는 "매 작품 캐릭터를 상의하고 준비를 할 때 '어떻게 하면 재밌게 보일 수 있을까, 또 촬영장에서는 주연 배우로서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며 "이번 작품 역시 캐릭터를 창조하는데 있어서 많은 과정이 필요했다. 말을 타는 부분이나 액션신에서 어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악역으로 변신한다. 전라관찰사를 지낸 탐관오리의 대명사이자 대부호인 조대감의 서자로 태어나,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한을 가진 조윤을 연기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보다 더 극악무도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하고, '땅귀신'이라는 악명을 얻는다.
 
강동원은 "4년 만에 현장에 가다보니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뒷목이 뻣뻣해질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데뷔 10년이 넘어서 이제 겨우 사람답게 뭔가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정우는 머리를 밀었고, 강동원은 악역이라는 가면을 썼다. 필모그래피에서 변화를 준 모험이다. 탄탄한 티켓파워를 지닌 두 사람의 만남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차오른다.
 
◇이성민-이경영-조진웅-마동석(왼쪽위부터 시계방향)(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이경영-조진웅-이성민-김성균-정만식-마동석..충무로 신스틸러 '다 모였다'
 
하정우와 강동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흥행으로 이끈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조진웅, 김성균, 마동석이 모였고, 여기에 이성민과 정만식도 참여했다.
 
이들은 충무로의 신스틸러를 넘어 주연을 해도 손색없는 연기파 배우들이다. <표적>과 <역린>을 넘는 초호화 멀티캐스팅이다.
 
이성민은 포용력이 있는 군도의 리더 대호를 맡았고, 군도의 총무 역할인 땡추는 이경영이 연기한다. 조진웅은 극중 유일하게 무술이 아닌 입담과 전략으로 승부하는 태기 역을, 강인한 조선의 여자 마향은 윤지혜가 맡았다. 군도의 괴력자 천보는 마동석이 열연했다.
 
김재영은 벙어리라 말을 못하지만 적진을 교란하는 선봉대 역할의 금산을 연기하고, 김성균은 양반들로부터 착취 당하는 민초의 대표 장씨 역을 맡았다. 정만식은 조윤의 유일한 심복 양집사를 연기했다.
 
이성민은 "군도의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아픔이나 상처가 있다. 사회적 약자들 중 가만있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며 "내가 음기가 있는데, 촬영장에 양기가 너무 넘쳐 감당하기 힘들었다고"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관상>으로 멀티캐스팅의 재미를 본 쇼박스미디어플렉스가 이번 <군도>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도 출연진과 윤종빈 감독(맨 오른쪽) ⓒ NEWS1
 
◇재미·메시지·완성도..액션활극에 도전한 윤종빈 감독
 
윤종빈 감독은 필모그래피가 화려하다.
 
국내 영화중 가장 리얼하게 군대를 그려내 남성들의 환호를 받은 <용서받지 못한 자>, 강남 뒷골목에서 순간의 쾌락만을 위해 살아가는 호스트바 선수들의 일상을 노골적으로 그린 <비스티 보이즈>, 살기 위한 자들의 편법과 권모술수 등 역동적인 변화가 있었던 1980년대의 뒷 모습을 생생히 묘사한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모두 윤 감독의 작품이다.
 
매 작품마다 재미와 사회를 향한 비판적인 메시지, 매끄러운 완성도까지 갖춰 늘 화제를 모았다. 최동훈, 강형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이름 값을 높였다. 
 
그런 그가 조선시대 말 철종 13년 탐관오리에 지쳐 지리산에 모인 도둑 무리들의 이야기로 액션활극을 만들었다. 이제는 충무로 특급조연으로 올라선 김성균이 자리가 없다는 말에 아무 역할이나 달라고 할 정도로 윤 감독을 향한 신뢰감이 높다.
 
윤종빈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액션에 도전한다. 그러면서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비교했다.
 
윤 감독은 "전 영화의 경우 배우들의 감정선에 맞게 싸움을 했다면, 이번에는 장르 본래의 활극과 쾌감을 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액션자체만으로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의 말에는 특히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최근 영화계는 기자들에게 기대감을 주지 않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너무 기대가 크면 되려 영화가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았을 때 실망감을 더 크게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감독은 기대감을 높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현실의 갑갑함에서 벗어나 나의 염원, 희망을 담은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며 "어릴 적 보았던 영화들을 떠올리면서 이성으로 받아들이는 영화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영화는 오는 7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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