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최경환號, 성장위주 정책 추진 전망
2014-06-16 14:57:38 2014-06-16 15:02:10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십자가를 지고 가는 느낌입니다. 잔뜩 기대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습니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근혜 정부 새 경제팀 수장으로 내정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는 내정 직후 무거운 부담감 속에서도 성장 위주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규제개혁·고환율정책 변화 등이 최 후보자가 꺼낸 카드다.
 
최 후보자는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지난 13일 밤 기자들과 만나 "경제정책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바꿀 것은 확 바꾸겠다"며 강력한 경제정책의 변화를 시사했다. 경제 고도성장 시대를 주도한 옛 경제기획원 출신인 최 후보자가 성장 위주의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대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 ⓒNews1
 
최 후보자는 우선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 금융 규제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최 후보자는 "지금은 부동산이 불티나게 팔리고 프리미엄이 붙던 '한여름'이 아니고 '한겨울'이다"면서 "한여름이 다시 오면 옷을 바꿔 입으면 되는데 언제 올지 모른다고 옷을 계속 입고 있어서야 되겠나"고 말했다.
 
LTV와 DTI 등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 도입한 대출 규제를 지금 같은 불황기에 유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최 후보자는 지난 2월에도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LTV·DTI 규제 완화를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1000조가 넘은 가계부채를 더 확대시킬 수 있는 위험 때문에 금융 당국와의 진통이 예상된다.
 
환율정책에서도 인식 변화가 엿보인다. 최 후보자는 "과거 환율정책이 지금 와서는 국민 행복과 동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고환율(원화가치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로 경상수지 흑자를 내서 일자리를 만들어 왔고 국민도 이를 알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제는 기업들의 해외 아웃소싱이 늘면서 그 효과가 잘 안 나는 듯하다. 오히려 국민 입장에서는 원화가치가 오르면 구매력이 좋아져 소득이 오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언급해 역대 정부가 유지해 온 고환율 정책의 미세조정 가능성도 내비쳤다.
 
경제관료 출신답게 전형적인 성장 중시 시장주의자의 면모도 보인다. 최 후보자는 "우리 경제의 4분의3이 시장이고 4분의1이 재정이다. 재정이 아무리 뭘 해본들 크게 기여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장과 호흡하면서 정책을 하고 신뢰를 줘서 끌고 가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증세 등을 통해 적극적 재분배 정책과 공공부문 확대 등을 추진하기보다 기업들의 투자환경 개선 등 시장의 움직임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 후보자가 '재정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지만 관가에서는 실세 부총리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라도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최 후보자는 규제 완화, 공공기관 정상화, 관피아 개혁 같은 기존 개혁과제에 대해서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우리 경제 체질에 관한 보약은 계속 먹어야 하니까, 그건 그대로 속도감 있게 해나가겠다"고 말해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 개혁 드라이브는 강력히 밀고 나갈 것을 예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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