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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28일 15: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전환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의료 분야는 데이터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큰 영역인 동시에 AI 도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율성 개선 효과가 가장 큰 분야로 꼽힌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 역시 AI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토마토>는 선제적으로 AI에 투자해 온 기업들의 현황을 점검하고, 상업화 과정에서 마주한 구조적 과제를 짚는다. 아울러 이러한 난제를 해소하고 산업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 해법까지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정부가 국가전략을 수립하며 헬스케어 산업 내 AI 도입의 돛을 달았다. 이에 발맞춰 관계부처의 상업화 문턱 낮추기 계획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선 산업적인 측면에만 치중해 생명과 안전의 가치가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는 배경훈 부총리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바이오' 혁신 연구거점 조성…데이터 비롯 인프라 지원
이재명 정부는 '넥스트(NEXT) 전략기술 육성'을 28번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과제에선 미래혁신기술로 AI와 바이오가 꼽힌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제2차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심의 ·의결했다.
정부가 마련한 국가전략에 따르면 기업, 대학·연구소, 병원 등 산·학·연·병이 함께하는 AI 바이오 혁신 연구거점이 조성된다. 정부는 연내 합성신약 분야 1개 시범거점 조성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는 2개 이상의 분야로 거점을 본격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각각의 거점에는 AI 바이오 R&D(연구·개발)와 더불어 대규모 AI 바이오 모델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 및 AI·로봇 기반 고속 실험·검증 인프라 구축이 지원된다.
이 같은 정부의 전략에 발맞춰 헬스케어 산업 내 AI 상업화의 허들로 지적되는 △데이터 장벽 △과도한 규제 △가이드라인의 부재 해소를 위한 움직임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정부는 폐쇄망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데이터 활용 규제 특례 적용을 추진해 인체유래물데이터 등 민감데이터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AI 바이오 혁신거점에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해 생산한 데이터는 국가바이오데이터통합플랫폼(K-BDS)에 등록해 외부 연구자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가바이오위원회 지원단은 AI 바이오 혁신 연구거점의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주기를 지원하기 위한 'AI 바이오 범정부협의체' 발족을 준비중이며, 그 일환으로 연구·산업 현장의 요구가 가장 큰 바이오·의료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AI 바이오 혁신거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규제 혁신과 가이드라인 마련 움직임
규제 혁신과 가이드라인 마련 움직임도 포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오헬스 규제·인증 혁신으로 세계시장 진출 가속’이라는 2026년 업무계획을 구체화하고자 본격적으로 핵심 규제혁신 실행과제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새로운 유형의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선제적 규제체계 마련의 일환으로 AI 모델 활용 유전자치료제에 대해 단계별 중장기 규제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심사자료 상세요건 등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한다.
또한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올해 '의약품 신속개발 지원 가이드라인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해당 사업은 연내 신기술·신개념 비임상, 임상, 품질 가이드라인, 복합 제네릭 의약품 동등성 가이드라인 등 30건의 가이드라인 제·개정을 목표로 하며, 세부 과제에는 'AI를 통한 제품개발 가이드라인'이 포함돼 있다.
윤리적인 잣대도 마련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최근 '헬스케어 AI 모델 개발 및 활용을 위한 윤리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용역을 공고했다. 보건의료 AI 연구자가 연구 기획부터 동의, 데이터 수집, 모델 개발, 결과 공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법적·제도적으로 준수할 수 있도록 절차 및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이 해당 사업의 목표다.
사업 수행자는 △국내외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관련 활용 및 법제도·가이드라인 비교 분석 △보건의료 연구절차 단계 및 대상별 가이드 개발 △법률적·윤리적 이슈 대응 전략 설계 등을 수행하게 된다.
정치권은 입법 지원사격…의료계 설득은 또 다른 숙제
정치권은 입법지원의 형태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과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지난달 'AI 바이오헬스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공동 발의했다. 산업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 ·시행하기 위한 지원 및 추진 체계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우선 산업통상부 장관으로 하여금 관계 중앙행정기관 장과 협의를 거쳐 'AI 바이오헬스산업의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토록 했으며, 산업 기술 육성 및 지원과 관련 사항 심의하기 위한 산자부 소속 AI 바이오헬스산업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 밖에 △관련 시범사업 실시 근거 △우수기업 인증 및 특례 등 각종 지원 시책 근거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와 기술개발 촉진을 지원하는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설립의 근거 등을 명시했다.
다만 입법의 경우 의료계를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산업적인 측면에만 치중해 국민이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보건의료 영역의 본질적 가치를 간과하고 있다며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의협은 의료행위 범위를 재설정하고, 보건복지부가 주무부처로서 관리·감독 역할을 수행, 의료계의 실질적 거버넌스 참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의료계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업계 내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술 개발 및 기업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권력 집중 및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우려가 있고,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개입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우수기업 선정에 있어 공정성을 잃고 특정 기업을 제도적으로 편애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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