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식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의 경우 자칫 달러 수요로 이어져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는데다가, 이는 곧 환율에 민감한 국내 증시도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17일 시장 안팎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기업들 대다수가 다음달 중순을 전후로 현금 배당금 지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지급할 총 현금 배당금 규모는 대략 7조원선이 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몫은 3조원 수준(지난해 4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시장 안팎에선 추산하고 있다.
외국인 몫의 배당금 전액이 역송금 형태로 국내에서 빠져나간다면, 이는 달러 수요를 촉발해 결국에는 환율에 민감한 국내 주식 시장에의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근 환율의 추세적 안정하락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 유출 규모가 크지 않을 뿐더러, 환율 시장은 물론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배당금의 역송금 효과는 해마다 있었지만 배당금 역송금에 따른 환율 상승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의 순매도가 나타났던 2005년~2007년의 경우에도 4월까지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역송금에 따른 환율 상승 효과를 희석시켰다”고 밝혔다.
신일평 대우증권 연구원도 “올해 예상되는 외국인 배당금의 절대 금액 측면에서나 과거 배당시즌 환율 상승률을 바탕으로 했을 때, 배당금 국외 유출로 인한 환율 상승 가능성을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의 순이익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규모가 감소한데다가, 원·달러 환율이 작년 4월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대폭 상승한 만큼 역외로 유출된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 연구원은 최근 시장 분위기가 단기적으로 나쁘지 않은 만큼, 외국인 투자자 몫의 배당금은 재투자될 여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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