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측이 부른 원로학자가 내란음모 사건 재판에 나와 지난해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3일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이민걸) 심리로 열린 내란음모 사건 재판에서는 원광대 사회과학대학장을 맡고 있는 이재봉 교수(58)가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3~4월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긴장상태는 분명했으나 전쟁위기 상황은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전쟁이 발생할 분위기가 아니었으므로, 이 의원 등이 지하 혁명조직(RO)를 꾸려 내란을 음모할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2012년 12월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고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유는 미국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당시 북한의 언행이 거칠고 폭력적이라고 해서 전쟁위기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며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남쪽(대한민국)에서 자극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천암함 폭침과 관련한 정부 발표를 그대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7년 10월 남북정상합의를 우리 정부가 그대로 지켰다면 이런 불행한 일(천암함 폭침)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B(이명박) 정부 들어 북과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북한이 도발을 한다고 하지만 한미가 (북한) 코앞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다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주한미군을 한반도 평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하고 철수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은 1960년대부터 남한과 미국에 불가침조약을 맺자고 하고 있으나, 우리는 정전협정을 고수하고 있다"며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면 주한미군이 주둔할 명분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고 견제하기 위해 남한에 미군을 주둔시켜야 한다"며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주체사상이 북한의 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해서 남한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친북과 종북으로 매도돼 제대로 말하는 지식인을 찾지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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