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 의료영리화 '반대'..의료노조, 경고파업(종합)
2014-06-23 15:45:23 2014-06-23 16:40:15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민 10명 중 7명이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의료계의 투쟁도 명분을 얻게 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24일 의료영리화 철회를 위한 경고파업에 돌입한다.
 
참여연대와 보건의료노조,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이목희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영리화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해당 논쟁에 대한 직접적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의료영리화에 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정부 정책을 의료영리화로 일방적으로 규정한 것은 신뢰성 확보에 다소 부정적이다.
 
총 4가지 질문으로 구성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의료영리화 정책에 대해 찬반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9.7%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23.1%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2%였다.
 
또 수익성 추구 목적의 영리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68.6%가,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추가로 허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66.6%가 각각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법 개정 없이 이번 정책을 추진한 것에는 74.1%가 '의료법 위반'을 주장하며, 4가지 질문 중 가장 많은 반대 응답률을 보였다. 반대로 '정부 방침만으로 추진해도 괜찮다'는 답변은 16.6%에 불과했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노동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의료영리화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여론 수렴과 민주적 논의 절차조차 없이 강행하고 있는 정책은 그 어떤 설득력도 정당성도 없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의료영리화 정책의 반대 투쟁 선봉에 서온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4일 서울역에서 조합원 4000여명이 참여하는 경고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이뤄진 쟁의행위 찬반투표에는 84개 병원 2만8360명 중 2만2075명이 참여해 이중 87%인 1만9267명이 찬성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대국민 캠페인, 대정부 집회, 복지부장관 면담 투쟁, 거리 행진 등 집중투쟁을 진행할 방침이다.
 
경고파업에는 전체 조합원 4만4000여명 중 10% 정도만 참여할 예정으로, 환자들이 우려하는 의료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영리자법인 설립에 대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다음달 22일까지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을 단행할 방침이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유지 업무 인력을 남겨놓고 있다"며 "국민의 여론에 따라 파업을 진행하는 만큼 일선 의료현장에서의 불편함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동안 회장 보궐선거로 회무 공백이 있었던 대한의사협회도 추무진 신임 회장을 선출하면서 의료영리화 대정부 투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추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또 제2차 의·정 협상 중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의협이 선거 중인 틈을 타 정부가 애초 내용과 다르게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해 왔다.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가운데)이 의료민영화 정책 반대 경고파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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