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세월호 참사 사고시 청와대와 경찰이 사고가 일어난 뒤 6시간 가까이 사고인원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허둥대 초기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해경의 보고를 받은 청와대 인사는 사고인원 구조상황 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보고에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인 김현미, 우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2일 세월호 사고당시의 청와대-해양경찰청 핫라인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는 해경청과의 통화(오후 2시42분)에서 해경이 "(구조자를) 166명 말씀드리라고 합니다"라고 말하자 "어이구, 큰일났네! 다시 한번 이야기 해보세요"라고 대답한 뒤 "166명이라고요. 큰일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라며 구조자와 실종자 숫자 자체보다는 보고에 더 신경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한 시간은 지난 4월16일 오전 8시52분쯤으로 6시간 가까이 해경과 청와대는 사고인원 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에 앞서 오후 2시18분에 이뤄진 해경청과의 통화에서도 "VIP님께 5분 뒤에 보고를 올라가야 되는데 인원 정리 한 번 해주세요"라고 요청한 뒤 해경 측이 "저희도 파악중인데 370은 잘못된 보고입니다"라고 답변하자 "보고서에 몇 명으로 들어가면 될건지 지금 그거라도 넣어서 보고드려야 되니까 시간있으니까 빨리 확인해서 다시 전화 주십시오"라며 보고를 위한 구조자 인원 파악을 독촉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청와대와 해경청의 통화내용(오전 9시42분)을 예로 들어 "청와대도 해경도 현장상황, 그 바로 침몰 순간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방송 때문에 불안한 학생, 시민, 국민이 여러 곳에 전화하는 상황에 상황판단 못 하고 이러고 있었다"며 청와대와 해경의 조동대치 미흡을 강하게 비판했다.
우 의원이 지적한 사고당일 오전 9시42분 통화에서는 청와대가 "'지금 구조작업하고 있나"라고 묻자 해경청에서는 "아직 구조단계 아니고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는 통화내용이 오갔다.
그러나 해경이 도착해 기관장 등 세월호 승무원을 처음 구조한 시간은 9시35분쯤으로 7분이 지난 상황에서도 해경청과 청와대는 최초 구조사실도 몰랐던 셈이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기관보고 과정에서 사고 당일 세월호 참사의 비밀을 풀 중요한 녹취록이 공개됐다"며 관련 내용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청와대는 최초 사고 신고 시간인 8시 52분에서 40분이 지난 9시 32분부터 (해경으로부터)현장상황을 보고 받았다"며 청와대의 초기 대응 지연 문제를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이 2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해경청의 세월호 사고 당일 녹취록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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