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했으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어 평화 협정을 방해하고 있다.
친러 반군이 우크라이나가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인질석방과 유럽 감시단 수용 요구에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4자, 휴전 재개 위한 조치 '합의'..불안감 여전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과 프랑스 등 4개국 외무장관이 베를린에서 회담을 통해 휴전 재개를 위한 조치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4자는 상호 합의에 따라 지속가능 한 휴전을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5일 이전에 다시 만나 대화를 재개하기로 입을 모았다.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휴전 종료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평화를 향한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다.
아닐 회담을 주도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모든 것을 하루 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이날 회담은 휴전을 위한 첫번째 중요한 단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4자 협상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친러 반군이 우크라이나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평화 선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군을 공격하고 인질을 확보해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에 따르면 정부군 100명이 반군에 인질로 붙잡혀있다.
포로센코가 러시아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국경선 모니터링 활동과 인질석방을 받아들여야 평화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라, 반군이 이를 거부하면 협상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
휴전 회담이 열린 이날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5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을 당해 평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왼쪽부터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프랑크 발터 슈타인
마이어 독일 외무장관, 파블로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사진=로이터통신)
◇"러시아, 동부 사태 이어지길 바래"..평화 협상 막는 요인
러시아의 태도 또한 평화 협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바딤 카라시오브 정책 전략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며 "키예프 리더십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쓰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동부 사태를 발판삼아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 러시아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교전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푸틴은 부인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동부 국경선을 통해 반군에 대량의 무기와 용병을 지원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포로센코의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 또한 문제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포로센코를 지지한 주된 이유는 그가 공약으로 내건 '신속한 동부사태 수습'이었다. 그런데 그의 당선 이후 반군의 기세가 누그러지기는커녕 더 맹렬해졌다.
포로센코 입장에선 평화로운 방식이던 군사력을 동원하던 빨리 사태를 수습해야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포로센코는 군사 카드를 여전히 손에 쥐고 있다. WSJ에 따르면 현재 우크리아나 정부군 4~6만명이 병영에 집결해있다. 지난 3월에 동원된 군 병력 6000명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뉴욕타임즈(NYT)는 휴전 선포 이후에도 교전이 멈추지 않아 포로센코의 국정운영에 의문을 품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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