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7.30 재보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진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후보 등록일(10~11일)을 하루 앞둔 9일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공천을 확정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된 광산을에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사실상 천 장관을 배제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천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까지도 검토하는 분위기다.
안현주 천 전 장관 측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등록기간 중 당적을 이탈·변경할 때 당해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등록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천 전 장관을 배제한 전략공천을 단행하든, 천 전 장관이 포함되거나 포함되지 않은 경선을 결정하든, 무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든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다.
안 대변인은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려는 후보는 당의 최종 결정을 들어볼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오늘 중 탈당해야 하는 한계점에 직면했다"면서 "당 지도부는 공천을 신청한 후보들에게 당의 최종적인 결론을 제시해줘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당 최고위원회는 재보선 후보자 등록 하루 전까지 광산을 공천 방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 중 신속하게 공천 방법을 확정하지 않는 경우는 그 이유를 불문하고 당 지도부의 무능함과 무책임을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만약 이로 인해 후보자가 탈당을 해야 한다면 책임은 그 원인을 제공한 당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밝힌다"는 말로 천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안 대변인은 또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천 전 장관은 전혀 당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저희로서는 선택의 폭이 아주 적다. 당이 키를 쥐고 있지 천 전 장관이 쥐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안 대변인은 천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여부와 직결되는 거취에 대해 "1차 데드라인은 오늘 오후 6시이고, 2차는 밤 12시"라고 밝혔다.
지도부가 오후 6시 이전에 경선 또는 전략공천에 관한 결단을 내리면 가장 좋고, 논의가 길어져 결정이 늦어지면 자정 전까지는 천 전 장관의 탈당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겠다는 의미다.
안 대변인은 "갖가지 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그에 대한 절차적 준비도 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부가 "꼼수를 써서 자정에 임박해 결정을 할 경우의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해 저희 관계자가 (당에 탈당계를 내러) 대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천 전 장관이 광주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두 대표를 면담했다.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면서 "광주 출마를 결심했고 내려가겠다고 하니까 '경선 잘 준비하시라'고 본인들이 말을 해놓고, 게다가 호남은 경선이 원칙이라고 여러 차례 발표해놓고 배제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처음부터 잡았어야 하지 않나"라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사진 맨 오른쪽)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실시한 새정치민주연합 7.30 재보선 예비후보 면접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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