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연방하원은 19일(현지시간) AIG를 비롯해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보너스에 중과세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328, 반대 93으로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서 50억달러 이상의 구제금융이 투입된 기업에서 근로자에게 보너스를 지급할 경우, 보너스를 지급 받은 개인에 90%의 세율을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회의 이같은 행동은 연방정부로부터 1730억달러를 제공받은 AIG가 지난 주 1억6500만달러 보너스를 지급한 데 대한 전국민의 분노 속에 이뤄졌다.
이런 사람들은 자살해야 한다며 거친 목소리를 냈던 하원 세입위원회 의장인 민주당의 찰스 랭글 의원은 90%의 세율이 적용된 후 나머지 10%는 주정부 및 지방정부에서 세금을 부과할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보너스의 전액이 세금으로 환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원은 AIG 외에도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 국책모기지업체들까지 포함, 연방 구제자금을 받은 기업의 75% 정도가 이번 법안의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의 이같은 적용대상 추정치에 대해 "보너스에 대한 공공의 모욕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며 "이번 법안이 구제자금 수혈 회사의 보너스 보상 지급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신호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에 즉시 넘겨졌으나 상원은 별도의 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이 검토 중인 법안은 공적자금 수혈 규모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보너스를 받은 개인에 대해 35%, 보너스를 지급한 기업에 대해 35%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반면 하원은 기업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경우 이 기업이 공적자금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개인에만 과세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 상원이 마련하는 법안의 내용이 다를 경우 상·하원은 절충안을 마련, 다시 표결에 부쳐야 한다.
하지만 상·하원 양원 모두 구제금융 수혈을 받은 AIG의 몰지각한 행위를 막아내기 위해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뉴욕 검찰도 보너스를 받아간 사람들의 명단을 제출하라며 AIG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은 임직원들의 보너스 수급이 사기 사건에 해당되는 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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