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경기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까지 도보로 행진했던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들이 이틀만에 도착했다.
학부모 10여명과 함께 16일 오후 3시18분쯤 국회에 도착한 이들 단원고 2학년생 40여명은 일반시민 수백명의 격려를 받으며 힘겹게 국회에 도착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수고했다, 애들아"·"미안하다. 힘내라"라며 응원했다. 학생들은 곧바로 바닥에 노란 꽃이 뿌려진 국회 앞 중앙 인도에 섰다.
학생들을 인솔한 한 학부모는 "너희들 따라온 시민들의 너희들의 힘"이라며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자"고 제안하자, 학생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인솔 학부모 중 또 한명이 "친구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자"고 말했고 학생들은 호응했다.
어른들의 이야기가 되는 와중에, 아이들은 고개를 숙이며, 침통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희생된 친구들에게 보내는 사랑해" "보고 싶다. 지켜봐줘. 진상규명!" 등의 메시지가 담긴 노란 깃발을 국회 담벼락에 걸었다.
아이들은 깃발을 걸고 얼마 후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올라탔다. 일부 학생들은 버스에 올라타며, 희생자 부모들과 인사를 나누며 울먹이기도 했다.
현장에는 문재인 의원 등을 비롯한 수십 명의 야당 의원들 및 보좌진들이 학생들을 맞았다. 이들은 안타까운 눈으로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보좌관들 중 일부는 학생들이 여의도에 도착한 후 함께 길을 걷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이날 국회 정문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경찰병력이 집결해 시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동원된 경찰은 10개 중대로 국회 안에 상주하고 있던 6개중대 외에 학생들의 도착에 맞춰 4개 중대가 추가로 배치돼 국회 정문 양쪽 차량 출입문을 봉쇄했다.
◇1박2일 도보행진에 나선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세월호 생존학생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도착하고 있다. 단원고 학생과 학부모 등은 어제 오후 5시 수업을 마친 후 학교에서 거리로 나와 국회를 향해 1박2일 일정의 도보행진을 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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