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聯 "정부, 재계의 탄소거래제 반발에 눈치보면 안 돼"
2014-07-16 23:19:07 2014-07-16 23:23:29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가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환경단체가 기업의 무책임과 기업 눈치를 보며 제도 시행에 늑장을 부리는 정부를 성토하고 나섰다.
 
16일 환경운동연합은 '경제단체들의 배출권거래제 연기 요구에 대한 입장'을 통해 "재계는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2020년 이후로 미루고 배출전망치 재산정까지 요구했다"며 "이는 배출권거래제를 무력화시키겠다는 뜻으로 산업계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소거래제는 이미 2013년 시행될 계획이었으나 산업계가 반발해 내년 시행으로 한번 연기됐는데 이번에 또다시 제도 시행을 미루자는 억지 주장을 펼친다는 것.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재계의 요구로 기존 할당량에서 감축 비율을 10%나 깎아 온실가스 감축량이 대폭 줄었는데 산업계는 이번에 아예 제도 자체를 부정하려고 한다"며 "이는 할당량을 더 양보 받으려는 목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재계 요구를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애초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 6개월 전까지 할당량 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현재 정부는 7월 중순을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아직 이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위한 향후 정부 일정(자료=환경부)
 
국무총리실 산하 녹색성장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 기획재정부에서 배출권 할당위원회를 열어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계획'을 정하고 다음 주 중 녹색성장위원회에서 이를 검토할 계획. 법률에서 정한 날짜보다 최대 한달이나 늦어지는 셈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배출권 할당위원회는 벌써 세번 연기되는 등 정부의 산업계 눈치 보기가 도를 넘었다"며 "(재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때 제도시행을 반대한 최경환 전 의원이 새 기재부 장관이 될 때까지 기다린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어 "배출권거래제가 산업계의 과도한 입김에 무력화되면 안 되고 정부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정책이 제때,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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