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중소기업적합업종 제도가 오히려 중소기업의 경쟁력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도입 취지와는 달리 중소기업의 성장성·수익성은 물론 경쟁력 확보에도 실익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명지대 경제학과 빈기범·우석진 교수에게 연구의뢰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제도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적합업종 지정은 해당 업종 내 중소기업의 총자산성장률·총고정자산성장률 등 성장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증가율과 총자산증가율이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전체 제조 중소기업보다 둔화되는 속도가 되려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적합업종 영위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적합업종 지정 이전 2년(2010~2011년) 동안 연평균 16.6%이었다. 지정 이후 2012~2013년에는 3.9%로 12.7%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제조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14.4%에서 4.5%로 9.9%포인트 둔화되는 데 그쳤다.
◇수익성 지표(자료=전경련)
총자산증가율도 마찬가지다. 적합업종 영위기업은 12.2%에서 6.3%로 5.9%포인트 감소한 반면 전체 제조 중소기업은 3.1%포인트로 감소폭이 적었다.
적합업종 영위 중소기업의 수익성 역시 전체 중소기업에 비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적합업종 영위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지정 이전 평균 4.7%에서 지정 이후 평균 3.8%로, 총자산순이익률은 3.8%에서 3.7%로, 자기자본이익률은 9.2%에서 7.2%로 줄었다.
반면, 전체 제조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4%에서 4.3%로 0.1%포인트로 감소폭이 적었다. 총자산순이익률는 2.8%에서 3.2%로 늘었고 자기자본이익률도 7.8%에서 8.6%로 증가했다.
빈기범 교수는 "통계적 분석을 통해 적합업종 지정과 중소기업 경영실적간의 인과적 효과를 추론한 결과,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기업의 성장성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고 분석했다.
적합업종 지정이 수익성 향상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적합업종 지정은 총자산순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를 각각 0.2%포인트, 2.7%포인트 감소시키고, 영업이익률을 0.7%포인트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수치는 아니라는 것.
아울러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중소기업들이 자구 노력을 소홀히 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노력 지표인 ▲총자산 대비 자본지출 ▲연구개발(R&D) 지출 ▲무형자산증가율 ▲종업원수 증가율 ▲부채비율 등 5가지 지표 중 부채비율을 제외하고 모두 악화됐다.
빈 교수는 "적합업종제도가 중소기업의 경영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자구노력에 대한 기여효과도 적다"며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국민 경제 성장을 위해 도입된 적합업종제도의 정책적 타당성에 대해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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