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우리나라 여성이 남성에 비해 노후 빈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17일 제4차 노후보장패널 조사를 기초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수령하고 있는 공적연금, 개인연금 등의 남녀 차이를 분석한 '한국의 성별 연금격차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정기적인 연금소득이 있는 경우 월평균 남성은 36만4000원, 여성은 15만원의 연금을 받고 있었다. 남녀를 구분하지 않은 전체 월평균 연금은 25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연금소득은 남성의 연금소득 대비 41.3%에 그쳤다. 여성의 월평균 연금액만 보면 1인 가구 월 최저생계비인 60만3403원의 4분의 1 이하 수준에 불과했다.
65세 이상 인구중 연금을 받고 있는 비율은 75.6%에 달하지만, 대부분(57.3%)이 금액이 작은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연금액이 작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65세 이상 남성의 34.9%, 여성의 53.5%는 다른 공적·사적연금 없이 기초노령연금만 받고 있었다. 특히 민간보험인 사적연금을 받는 비율은 0.1%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또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연금은 적고, 성별 격차는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삼성생명 은퇴연구소>
EU 회원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의 월평균 연금은 남성이 199만원, 여성이 121만원으로 여성의 연금이 남성의 61%로 나타났다. 연금액도 우리나라보다 남성은 5.5배, 여성은 8.1배 많았다.
1인당 GDP 대비 연간 연금소득의 비율도 EU 27개 회원국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연금 수준은 EU 회원국중 라트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과 유사했다. 우리나라 1인당 GDP가 이들 국가의 1.6∼3.2배 수준이므로 우리나라 국민의 노후소득 하락률이 이들 국가보다 훨씬 큰 셈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우리나라 노인의 연금소득이 적은데, 이마저도 남녀간 불평등이 존재한다"며 "여성이 그동안 경제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소득이 낮았으므로 노후에 받게 될 연금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노후소득 확대와 성별 연금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공적연금 제도 내에서 여성 수급권을 확대하고, 사적 연금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여성의 경제활동 여건을 개선하고 개인의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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