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아프리카 공략 박차.."기회의 땅을 잡아라"
2014-07-22 19:32:33 2014-07-22 19:37:03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오른쪽)(사진=각 사)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가전업계가 기회의 땅 아프리카 공략에 한창이다. 무한한 잠재력의 신규시장이  미래 성장의 보증수표로 포착됐다. 기존 주요 가전시장이던 북미와 유럽지역의 성장세 둔화도 이 같은 흐름을 거들었다.
  
최근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아프리카 지역에 생산시설을 신설하거나 현지 맞춤형 제품 등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프리카는 최근 빠른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세계 주요 가전시장 중 하나로 떠올랐다.
 
올 초 이코노미스트와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아프리카 경제 성장률을 각각 5.5%와 6%로 전망했다. 이는 IMF의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4.5%를 상회할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세다.
 
가전제품에 대한 구매 기여도가 높은 중산층의 증가 속도도 매섭다. 아프리카개발은행(ABS)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중산층은 지난 2000년 1억9600만명에서 2010년 3억1300만명으로 급증했다.
 
가파른 경제성장과 중산층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비시장의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Accenture)는 아프리카 소비시장의 규모는 지난 2000년 이후 연간 4%씩 성장해 2010년 약 6000억달러 규모를 형성했고, 오는 2020년에는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프리카 인구는 약 10억명으로 가전 최대시장인 중국의 11억명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또 중국과 달리 강세를 띄는 로컬 가전업체가 없다는 점도 국내 제조사가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에 국내 주요 제조사들은 아프리카 공략을 위해 현지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남아공 주요 무역 항구도시 더반에 현지시장 수요 증가에 발맞춰 TV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앞서 삼성은 이미 지난해 8월 1억달러를 투자해 이집트에 TV와 모니터 공장을 세웠다.
 
오는 2017년까지 연 20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출 계획인 이집트 공장과 이번에 신설하기로 한 더반 지역 공장의 생산력이 합쳐지면서 아프리카 지역 전반에 공급될 TV와 모니터의 생산력을 크게 강화하게 됐다. 현재 남아공에는 삼성전자의 아프리카 총괄사업장이 위치해 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2011년 글로벌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지역에 800만달러 규모의 TV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비교적 일찍 생산시설을 설립한 LG전자는 현재 아프리카 현지에 판매와 생산을 비롯해 서비스, 마케팅 등 총 4개 분야 6개 지역의 법인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다 남아공 정부가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점이 국내 제조사가 현지에 거점을 구축하는데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한 맞춤형 제품들도 잇달아 선보였다. 전력 수급과 통신 인프라가 불안정한 점을 감안해 제품 개발 시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한 환경을 고려한 내압 기능 강화 TV와 무료 위성 TV, 낮은 전력을 소모하는 에어컨·냉장고 등을 선보였다. LG전자도 지난 2012년 외장형 배터리를 적용한 TV와 저전압으로 사용 가능한 냉장고 등을 출시해 현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양사의 지속적인 투자가 집행되면서 아프리카 지역의 매출 성장세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아시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지역에서 36조8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25%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010년 아프리카지역 총괄 설립 이후 3배 가까이 증가한 매출을 현지에서 올렸다.
 
LG전자도 지난 2012년 전체 매출액 51조원 가운데 약 8%인 4조1000억원을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전체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상반기 중동·아프리카 TV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5.2%, LG전자가28.8%를 기록하며 양사가 시장의 70%이상을 장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삼성전자의 파란 깃발로 뒤덮겠다는 각오"라고 말했고, LG전자 관계자는 빠른 시장 진출과 현지 적응력을 통해 "시장 선점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 지역은 빈부 격차가 상대적으로 심해 빠르게 늘고 있는 중산층 만 아니라 12만여명의 백만장자도 존재해 보급형과 프리미엄 제품의 동시공략이 가능한 시장"이라며 "아프리카 공략을 위한 가전업계의 투자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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