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105560)지주와 국민은행 수뇌부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 결정이 결국 8월로 넘어가게 됐다. 중징계 수위가 낮아질지 전망을 놓고 같은 조직 내에서도 피제재자들간의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오늘 KB안건 소명 마무리될 듯..다음달 21일쯤 결론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KB에 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다.
KB 안건은 지난달부터 네번째 제재심의다.
금감원은 지난달 26일과 이달 3일, 17일 세 차례의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의 소명을 들었지만 재제 방안을 의결하지 못했다.
이건호 행장 등 국민은행 임직원들은 오후 3시쯤 금감원 11층에 올라갔으나 1시간 반가량 대기한 뒤 4시 30분에야 심입장했다. 이들은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건과 관련해 남은 진술을 마무리하게 된다.
지난달 제재심에서 소명 진술을 끝낸 임영록 회장 등 KB금융 임원은 이날 제재심의위원들과 질의응답을 가지기 위해 출석한다. 이날 6개 제재심 안건 가운데 5번째로 일정이 잡혀 있어 오후 6시쯤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제재심이 KB에 대한 추가 진술과 질의응답 일정만으로도 벅차 최종 징계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늘은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대한 제재 결정 정도만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다음주엔 8월이 시작된다. 8월 첫주에는 휴가기간과 겹치다보니 8월 21일로 제재 결론이 미뤄질 것을 보인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 등 당국 수장들도 이달 말과 8월 초에 각각 휴가 일정이 잡혀있다.
그러다보니 당국의 방침대로 KB 수장들에게 중징계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징계 장기화로 조직운영 부담"..소명 충분해 낙관적 기대도
KB 내부에서는 중징계 결론이 미뤄졌다는 안도감과 피로감이 혼재한 상태.
국민카드 정보유출과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으로 각각 중징계를 받은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그러면서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갈등과 관련해서는 입장이 달리하고 있어 누구의 징계수위가 낮아질지에 대한 전망도 분분하다.
임 회장의 경우 제재심의 일정과 별개로, 임 회장에 대한 제재를 금감원에 대한 감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해달라고 감사원이 당국에 요청한 바 있다.
임 회장은 카드 고객정보 유출과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관련 내부통제 미흡으로 중징계를 통보 받았는데, 이중 카드 정보유출에 대한 중징계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감사원 의견이 받아들여져 고객정보유출 사고의 책임을 덜어질 경우 임 회장의 중징계의 근거가 약해지게 된다. 애초 당국은 개별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보면 경징계 대상이었으나, 개별 사안을 묶으면서 징계 수위를 높이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반면, 징계 결론이 늦어지면서 지주사와 은행 IT담당 임직원은 초조하다. 이들은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관련 내부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이미 제재심 첫날에 소명 진술을 모두 끝냈고 혐의의 부당함을 입증하는 자료를 모두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안건들과 연계되면서 무한 대기상태다.
이건호 행장측은 징계 장기화가 조직 운영에 부담이지만, 충분한 소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이번 제재심에 관련 사건사고에 대해 전현직 임직원들이 수십여명 출석했는데, 당시 보고라인에 있었던 이 행장의 책임이 어느 정도 덜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쿄지점 등 해외점포의 경우 여신심사는 지점장이나 법인장 전결로 이뤄지지만 신용감리는 국내 본점으로부터 직접 받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리스크 부행장을 맡았떤 임원이 부당대출건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징계가 8월 이후로 석달째 계속되면서 결국 이득을 보는 것은 대형사고를 일으킨 금융사다"며 "당국은 징계 부당함을 줄기이 위해 소명기회를 최대한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결론적으로 일괄제재는 무리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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