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가 자국을 추가로 제재한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에너지 수출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 정부가 EU의 핵심 사업을 제재하고 에너지 수출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과 관련해 EU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자 맞불작전을 펼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U는 지난 29일 러시아의 대형은행과 에너지, 무기, 기계 산업 등을 제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 진출한 스베르방크, 대외무역은행(VTB) 등 러시아 국영은행들은 현지에서 주식과 채권을 팔 수 없게 됐다.
에너지 제재로 러시아 심해 시추를 위한 첨단장비 수출이 금지돼 러시아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제동이 걸리게 생겼다.
이번 경제 제재는 동서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러시아 외무부는 "EU는 러시아와 오랫동안 이뤄온 경제 공조를 기꺼이 깨려 하고 있다"며 "비이성적이며 무책임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무부는 "EU는 미국과 거리를 두고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데 실패했다"며 "유럽으로 수출되는 에너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유럽이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30%를 공급하고 있다.
FT는 러시아의 유럽 제재 수위가 얼마나 높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극우파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 기업을 강하게 제재하는 방안이 도입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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