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방법이 이거밖에 없다"고 말한 농구대표팀 유재학(51) 감독의 노림수가 빛을 발했다.
농구월드컵과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둔 남자 농구대표팀이 뉴질랜드를 상대로 2차례의 국내 평가전에서 1승1패를 거뒀다. 원정 평가전까지 더하면 2승3패로 비교적 대등한 결과를 얻었다.
◇농구대표팀. (사진=KBL)
대표팀은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경기 막판 3점슛을 허용해 70-71로 역전패했다.
지난 29일 같은 장소에서 뉴질랜드와 맞붙어 64-58로 승리한 대표팀은 아쉽게 2연승을 놓쳤다. 하지만 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투혼 넘치는 경기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유재학 감독은 "우리 높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기술로 경기할 것도 아니다. 지역 방어로 이길 것도 아니다. 방법이 이거밖에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유재학 감독이 지칭한 '이거'는 압박 수비와 5명이 유기적으로 만들어내는 공격 기회다.
가드진부터 강하게 압박해 상대의 공격을 봉쇄하거나 최소한 24초 공격시간을 줄여보자는 데 첫 번째 목적이 있다.
국제농구연맹(FIBA) 순위 31위인 대표팀은 뉴질랜드(19위)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렸으나 이 같은 전술로 열세를 극복했다.
지난 29일 승리 직후 유재학 감독은 앞선 수비에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태술, 양동근, 박찬희, 조성민 등 앞선 수비 선수들이 제 몫을 다했다.
3쿼터 5분여를 남기고 나온 압박 수비에 이은 연속 7득점은 체육관에 온 팬들을 열광케 했다.
대표팀은 31-41로 뒤진 상황에서 김태술의 압박 수비와 자유투 득점, 오세근의 가로채기에 이은 골밑슛, 조성민이 3점슛을 시도하며 얻은 자유투 3개를 넣는 등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특히 조성민은 연이어 3점슛을 넣으며 46-45 첫 역전을 이끌었다.
이날 조성민은 22득점(3점슛 5개)을 넣었다. 승부를 뒤집는 역전 3점슛만 2개를 넣었다. 대표팀은 총 12개의 가로채기를 해내며 완벽한 압박 수비를 펼쳤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우리 목적은 경기 막판에 상대를 지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면서 "선수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게 뭔가를 생각하자고 했다. 연습이 더 필요하다"고 돌아봤다.
◇농구대표팀의 유재학 감독. (사진=KBL)
대표팀은 지난 6월26일 미국 브리검영대학과 평가전을 시작으로 일본과 대만을 거쳐 이날 뉴질랜드전까지 8번의 평가전에서 7승5패를 거뒀다.
대표팀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마지막 조직력을 점검한 뒤 내달 21일 외국인 선수가 포함된 전자랜드를 불러들여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후 25일 스페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농구월드컵은 내달 3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9월14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린다.
대표팀은 앙골라(30일), 호주(31일), 슬로베니아(9월2일), 리투아니아(3일), 멕시코(4일)와 조별 일정을 치른다.
이번 농구월드컵은 대표팀이 16년 만에 나가는 세계 대회다. 통산 7번째 월드컵 참가며 역대 최고 성적은 1970년 11위였다.
이어 9월19일부터 대표팀은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나선다. 대표팀은 사실상 이 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표팀 맏형 김주성은 "2002년에 금메달 경험이 떠오르는데 지금 팀 분위기가 그때랑 흡사하다"며 "좋은 느낌이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16년간의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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