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의 흥분 그리고 '한국 말 욕설'..향후 파장 크다
2014-08-04 10:59:08 2014-08-04 11:03:48
◇찰리 쉬렉(왼쪽)과 김준희 주심이 3일 NC-SK전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주심. (사진=SBS스포츠 방송 중계화면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품어 거칠게 항의하고 퇴장을 당한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29·NC 다이노스)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4일 개최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오전 징계위원회를 열고 3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NC와 SK의 경기 도중 벌어졌던 찰리의 행동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리는 3일 경기 당시 NC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지만 NC가 2-0으로 앞선 1회말의 1사 1, 2루 상황에서 초구가 볼로 선언되자 갑작스레 심판을 향해 강력하게 불만을 표했다.
 
이에 김준희 주심이 직접 1차 구두 경고를 했지만, 찰리는 거친 언사와 제스처를 멈추지 않고 불만을 표했다.  결국 김 주심은 찰리를 향해 퇴장 조치를 명했다.
 
찰리는 퇴장을 선언받고 그라운드에서 나오면서 심판을 향해 비아냥과 욕설을 쏟아냈다. 한국 말로 욕을 하는 장면까지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찰리가 왜 거칠게 욕했을까
 
찰리는 평소 기량은 물론 인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던 외국인 선수다. 이제 1군무대 2년차인 NC가 좋은 성적을 거둔데는 찰리의 공헌을 빼놓기 어렵다.
 
그렇지만 찰리도 성인군자는 아니다. 화를 내고플 때는 내야만 했고, 승부욕이 강했으며, 결국 3일 경기 도중에 감정이 격해지며 이성을 잃었다.
 
당시 경기 상황은 NC가 2-0으로 앞서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찰리에겐 그렇지 않았다. 1회 1사 이후 조동화에게 볼넷을 내줬고 최정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1사 1, 2루 실점 위기에서 상대 타자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SK의 4번 타자 이재원이었다.
 
찰리가 주심과 싸움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이재원에게 첫 공을 던진 이후다.
 
김 주심은 찰리의 초구에 볼 판정을 내렸고, 찰리는 갑자기 흥분하더니 주심을 향해 다가가 격하게 항의했다. 포수 이태원이 찰리를 말렸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고, 욕설이 섞인 항의와 시즌 10번째 퇴장 조치는 그렇게 발생됐다.
 
문제는 퇴장 조치 이후의 상황이다. 덕아웃에 들어가며 '한국 말로' 욕을 퍼부었다.
 
당시 방송 중계 카메라는 욕설을 고스란히 잡았고, 일부 귀가 밝은 시청자들은 욕을 생생히 들었다.
 
방송이 매우 생생했기에 파문은 급격하게 확산됐다. 더군다가 당초 인성 좋은 선수로 평가받던 NC의 에이스 찰리라서 충격은 매우 컸다. 찰리의 징계는 불가피한 상태다.
 
◇"노게임 선언에도 징계는 한다. '기록' 문제가 아니라 '사건'"
 
이날 경기는 공교롭게도 비로 노게임(No Game) 선언됐다. 경기에 대해 노게임이 선언되면 게임에 대한 기록 전체가 사라지며 무효가 된다. 그렇지만 찰리의 퇴장 기록은 지워지지 않으며 징계 조치는 진행된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노게임'은 야구 기록에 관련된 것을 무효화하는 것이다. 기록의 무효화이지 사건의 무효 조치는 아니"라면서 "찰리의 욕설과 퇴장은 분명히 '사건'이다. 당일 경기 기록은 무효화되지만 욕설은 바로 징계대상"이라고 밝혔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해 퇴장을 당한 사례와 이후 징계를 받은 사례는 있다. 하지만 찰리의 경우는 무거운 징계가 불가피해보인다. 심판 면전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당시 스트라이크와 볼의 판정은 어려웠다. 공의 궤적이 매우 애매했다. 심판의 판정 결과에 따라야 했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판정은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가 항의할 대상도 아니다. 찰리의 돌발 행동이 상당히 '부적절한' 이유다.
 
경기 도중 발생한 인격 모독 및 품격 훼손 행위에 대해 KBO는 징계위원회를 열게 돼 있다. 그리고 조치는 바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찰리는 KBO를 통해 어떤 징계를 받고 NC 구단 내에서는 어떤 자체징계를 받게 될까.
 
그리고 넥센과 치열한 2위 싸움을 진행하는 NC는 이번 파장을 과연 어떻게 극복할까. 찰리의 흥분과 욕설은 많은 파장을 낳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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