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디젤 세단..최적의 차를 찾아라
2014-08-04 17:31:27 2014-08-04 17:36:05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디젤 세단 시장이 열렸다. 수년째 이어져 오던 독일산 디젤 광풍을 진압하기 위해 현대차(005380)를 필두로 한국지엠, 르노삼성이 자존심을 걸고 전략 차종에 디젤엔진을 얹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 6월말 디젤 라인업을 추가해 출시한 2015 그랜저는 7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32.7%, 전년 동월 대비 10.3% 오른 8982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그랜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쏘나타까지 디젤로 출격시킨다.
 
처음으로 국산 디젤 세단 시대를 연 주인공인 쉐보레 말리부도 4월 출시 후 지금까지 여전한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전년 대비 69.4% 증가한 1만192대 판매량을 기록 중인데, 없어서 못파는 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물량이 부족하다. 지난달부터는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새로운 연식의 말리부 디젤 계약을 시작했다.
 
르노삼성이 지난달 초 출시한 SM5D 역시 벌써부터 밀려드는 주문량에 회사를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SM5 라인업은 7월 한달간 올 들어 월간 기준 가장 많은 2609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63.9% 상승한 수치다. SM5D가 출시되면서 하향세를 겪던 SM5 라인업이 다시 주목받으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다만 그랜저, 말리부, SM5의 디젤 모델들이 갖는 특징은 비교적 뚜렷하다. 엔진의 크기·출력·연비·가격·편의사양 등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추고 차를 선택할 지를 결정하면,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계가 출시한 디젤 세단 3종의 제원 비교.(자료=네이버자동차)
 
◇그랜저 디젤, 편의사양에 정숙성도 합격점..가격은 최대무기
 
그랜저 디젤은 세 차종 중 가장 큰 2.2리터급 엔진을 탑재하면서 최대출력도 202마력으로 가장 높다. 엔진 크기에도 불구하고 연비 역시 나쁘지 않은 14km/l를 기록한다.
 
자동차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 미디어 시승회 때 많은 기자들이 호평했던 정숙성도 합격점이다. 다양한 편의사양을 탑재해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한층 다가서는 한편, 국내에서 수십년간 축적돼 온 그랜저라는 고급차 이미지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3000만원 초·중반대로 형성된 가격 역시 무리해서라도 독일산 디젤 세단을 사려 했던 상당수의 소비자들을 다시 현대차로 돌려세우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국산 디젤 세단 모두 디젤의 본고장인 유럽산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엔진은 소비자들에게 마이너스로 인식될 수 있다. 현대차 역시 디젤엔진에 있어서만큼은 독일산과 기술력의 차이가 있다고 인정한다.
 
현대차가 싼타페 등 RV 계열 차종에 탑재해 검증을 끝낸 E-VGT 엔진을 그대로 그랜저에 옮겨와 세팅을 달리했다고는 하나, 유럽의 디젤 엔진 기술력을 따라잡았다고 하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랜저의 장점은 고급스런 이미지·다양한 편의사양·정숙성으로, 단점은 검증되지 않은 디젤 기술력으로 요약된다.
 
◇그랜저 디젤.(사진=현대차)
 
◇검증된 파워트레인이 최대 강점..국산 디젤 세단의 시초, 말리부 디젤
 
말리부 디젤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우수한 파워트레인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2014 워즈오토 올해의 10대 엔진상 수상에 빛나는 독일 오펠사의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과 세밀한 변속성능과 효율성으로 명성이 높은 일본 아이신사의 6단 변속기가 말리부 디젤에 탑재됐다.
 
이전까지 국산 세단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폭발적인 힘이 느껴지는 이 차를 두고,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단의 찬사가 이어졌다.
 
1960년대 첫 출시된 글로벌 GM의 대표 세단으로서의 전통도 이러한 매력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당길 만한 요소라는 평가다. 2000만원대 후반에서 3000만원대 초반으로 이어지는 가격대도 큰 부담은 없다.
 
국산 디젤 세단중 가장 뒤쳐지는 연비(13.3km/l)는 단점으로 꼽힌다. 또 국내에서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해왔던 그랜저나 SM5에 비해 부족해 보이는 명성도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말리부 디젤.(사진=한국지엠)
 
◇다운사이징 엔진의 선두주자, 르노 기술력 이어받은 SM5D
 
SM5D는 출시 이전부터 도심형 디젤이라는 포지셔닝 전략으로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형 세단을 표방했음에도 1.5리터급의 작은 엔진이 내뿜는 부족한 출력량 때문이다. 최대 출력은 110마력, 최대토크는 24.5kg.m에 불과하다.
 
그러나 말리부와 마찬가지로 검증된 유럽산 파워트레인을 썼다는 것은 최소한 마이너스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르노의 1.5dCi 디젤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이 탑재됐다.
 
우수한 연비는 SM5D가 갖는 최대 장점이다. 표시연비는 16.5km/l를 기록하는데 직접 시승해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보다 더 뛰어난 연비를 기록했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가격은 최소 2600만원대로 500cc나 큰 말리부 디젤의 최저 가격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으로 큰 메리트는 없어 보인다.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차량 선택의 가장 확실한 기준점이 되고 있는 연비에서 가장 뛰어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부족한 엔진의 힘은 단점으로 지목됐다.
 
◇SM5D.(사진=르노삼성자동차)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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