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세제혜택 강화..노후생활 도움될까
납입한도 400만원→700만원으로..세금부담 30% '↓'
"퇴직연금 세제혜택 개인연금과 분리해야"
2014-08-07 17:10:44 2014-08-07 17:15:04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을 살펴보면 퇴직금의 연금화가 주목 대상 중 하나로 꼽힌다. 퇴직금을 퇴직연금으로 바꾸면 세제지원이 늘어나는 등의 방안이 담겨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로 과거보다 길어진 노후를 걱정하는 근로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정책 방향성은 바람직하지만, 연금의 성격 구분 문제와 실효성 등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한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세액공제 대상 퇴직연금 납입한도가 700만원까지 확대된다.
 
현재까지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 납입한 금액을 통합해 400만원까지 납입액의 12%를 세액공제했다. 연금저축과 같은 개인연금은 기존대로 4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가 적용되지만, 퇴직연금 납입액에 대해서는 300만원을 추가로 세액공제해 모두 700만원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퇴직금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 부담이 30% 줄어든다. 예를 들어 한 직장에서 10년을 일하고 퇴직금 1억원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일시금으로 받을 때보다 세금이 106만원 감소한다.
 
또 퇴직소득공제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40%로 정률이었으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됐다. 퇴직 당시 연간 급여가 1억2000만원이 넘는 경우를 기준으로 퇴직금 소득세가 올라가고, 그 미만은 내려가는 식이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세액공제 대상이 700만원으로 확대되고 세금 부담을 줄인 것은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연금인 연금저축은 근로자를 위한 퇴직연금과 성격이 다르므로 둘을 분리해서 세제혜택을 주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지적했다.
 
개인연금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채워지지 않는 노후 소득을 보완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연금의 특성에 따라 국가 차원의 국민연금을 1층, 기업 차원의 퇴직연금을 2층, 개인 차원의 개인연금을 3층으로 분류해 '3층 노후 보장체계'라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난해 1인당 평균 지급액이 36만9000원에 불과하고, 전체 근로자 중 퇴직연금 가입자는 48.8%에 그친다.
 
1·2층 연금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후소득을 연금성 자산으로 보완하려는 정책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더욱 뚜렷한 유인책이 나와야 하고, 개인연금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또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복수의 퇴직연금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은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혜택이 없다는 측면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고소득자 입장에서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고,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은 세액공제 대상 금액이 확대돼도 추가 납입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퇴직연금 세액공제 적용 사례. (자료=기획재정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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