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위현석)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현 회장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 현재현 회장은 최고 의사 결정권자로서 피해를 보전할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도 CP를 발행해 거액의 이득을 얻고 수많은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구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
동양(001520)그룹이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어서 계열사 CP와 회사채 발행 및 판매가 가능했다"며 "다른 증권사 중에서는 동양 계열사의 CP 및 회사채를 판매한 곳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동양만 자금 조달을 위해 고객의 손해를 무릅쓰고 판매했고 고객들에게 상품 위험성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사건이 터진 후에야 '내가 구입한 게 CP구나'라고 아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 관련해 검찰은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현 회장은 이를 부인하면서 보상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현 등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오리온(001800)이 동양그룹을 지원한다는 허위 정보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며 "이로 인한 피해가 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후 동양의 재무가 악화되자
동양시멘트(038500) 주가도 떨어져 동양시멘트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1569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돌려막았다"고 주장했다.
현 회장은 주가조작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당시 동양시멘트가 주가급등으로 인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는데 동종업종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 상승 요인이 없는 동양시멘트만 주가가 상승했는데 모를리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현 회장이 블록세일 과정에서 직접 통화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주가조작에 가담한 두 직원이 평소 자금집행에 대해 현 회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다는 점에서 현 회장의 비호 없이 주가조작이 가능했을리 없다고 봤다.
검찰은 "주가조작으로 직접 한 두 직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전혀 없다"며 "현재현 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범인인지는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사기성 CP 발행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진석(56) 전 동양증권 사장과 이상화(49) 전 동양시멘트 대표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8년을 구형했다.
계열사 부당 지원을 공모한 혐의 등을 받는 김철(38)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에게는 징역 8년을 구형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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