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아들을 괴롭힌 친구에게 보복을 하려고 학교 교실을 무단으로 침입해 폭력을 쓴 학부모의 빗나간 모정에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죄질이 나빠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형을 벌금형으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맹준영 판사는 아들을 괴롭힌 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중학생 김모군의 어머니 김모(62·여)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김군의 누나도 당시 김씨를 따라가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져 벌금 100만원에 처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수업이 끝나지 않은 중학교 교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피고인들의 아들이자 동생의 친구들인 피해자에게 반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큰 소리로 욕을 하고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행사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어 중학생인 피해자들이 법정에 나와 증언을 하게 돼 정신적으로 좋지 못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아 범행 전후 정상도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김군이 괴롭힘을 당한다는 말을 듣고 항의하고자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사실이라고 해도 학교 교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어린 학생들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폭행한 범행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피고인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형을 벌금형으로 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검사는 청구하지 않았다"며 "약식명령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하는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씨 모녀는 지난해 5월 아들이자 동생인 김모군이 공부하는 중학교 교실을 찾아가 김군의 친구 5명에게 욕을 하고 폭행을 행사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김군이 학교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보고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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