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제주 중앙로 음란행위' 사건의 피의자로 확인된 김수창(52·사법연수원 19기·
사진) 전 제주지검장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 전 지검장의 법률대리인 문성윤 변호사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격과 크나큰 실망을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 극도의 수치심으로 죽고 싶은 심정"이라는 김 전 지검장의 심경을 전했다.
또 "가족을 생각해 차마 그러지 못한 점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전 지검장은 "정신적 문제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유하겠다"며 "경찰 수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법절차도 성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제주경찰서는 22일 김 전 지검장의 음란행위 의혹을 수사한 결과, 공연음란 혐의가 인정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경찰은 김 전 지검장이 지난 8월12일 오후 11시32분부터 52분까지 약 20분 사이에 제주시 중앙로(옛 이도2동) 왕복 7차선 도로변 등에서 5회에 걸쳐 공연히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음란행위가 벌어진 곳은 모두 근처 여자고등학교에서 100~200m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범행현장 주변 8곳과 오라지구대, 유치장의 CCTV 10여대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고, 21일 오후 7시경 경과를 통보받았다.
국과수는 CCTV에서 해당 남성의 음란행위가 여러 번 관찰됐고, 소지품·얼굴형 및 신체특징·걸음걸이 특징 등이 유사하며, 동일 인물이 하나의 이동 동선을 이루는 상황에서 다른 인물이 보이지 않는 점을 근거로 영상 속 인물은 김 전 지검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회신을 보냈다.
12일 11시58분쯤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한 A(18)양은 순찰차에 태운 김 전 지검장이 자신이 목격한 인물이 맞다고 확인했다. 당시 경찰은 신고내용과 인상착의가 동일한 김 전 지검장이 순찰차를 보고 하의 지퍼를 올리듯 추스리면서 피하는 것을 보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검장은 지난 13일 0시 45분쯤에 체포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동생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대며 신분을 숨겼으며,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풀려났다.
김 지검장은 사건이 알려지자 "집에 귀가하는 길이었다", "다른 사람이 한 것인데 엉뚱한 사람을 잡은 것", "산책을 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지난 17일에는 서울고검에 찾아와 기자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며 경찰 수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체포시부터 유치장 입감까지 계속 자신의 인적사항과 신분을 숨긴 정황 등으로 보아 피의자의 범죄혐의가 인정돼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가 감찰과 징계없이 서둘러 김 전 지검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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