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슬란 가세로 프리미엄 삼각편대 구축
2014-08-25 16:02:46 2014-08-25 16:07:25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프로젝트명 AG로 알려졌던 현대차의 새로운 준대형 세단이 '아슬란'이라는 이름으로 베일을 벗었다.
 
아슬란은 3.0L와 3.3L급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전륜구동 세단으로 탄생한다. 2.4L와 3.0L급 엔진을 얹은 그랜저와 3.3L급 이상의 엔진을 사용하는 제네시스 사이를 정확하게 메운다.
 
현대차로서는 지난 2008년 제네시스 출시 이후 6년 만에 프리미엄급 세단 차종을 추가하게 됐다. 이로써 제네시스-아슬란-그랜저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세단의 빈틈없는 삼각편대를 구축하게 됐다.
 
◇현대차의 신형 준대형 세단 '아슬란'.(사진=현대차)
 
현대차가 밝히는 아슬란 출시의 이유는 "거세지고 있는 수입차들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랜저는 너무 흔하고, 제네시스는 중장년의 중후한 남성이 타는 차의 이미지가 강해 중년 여성, 40대 재력가들이 빠르게 수입차로 선택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실제 국내 수입차 시장은 6만1000여대(점유율 4.94%)가 판매됐던 지난 2009년 이후 지난해 15만6500여대가 팔리면서 시장 점유율 12%대를 돌파했다.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 11만2375대가 등록되면서, 점유율은 벌써 15%에 육박했다.
 
현대차는 수입차의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아슬란을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큰 틀에서 보면 정몽구 회장 주도의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프리미엄 차종을 통해 브랜드가치를 끌어올리고, 이는 전체 라인업의 판매 증대를 불러온다는 진단이다.
 
정 회장은 이달 초 미국 출장길에서 "향후 10년 과제는 소비자 최고 선호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 "경쟁 회사가 할인정책을 펼친다고 지금껏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제값 받기'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 "중대형 신차들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야 한다"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지난 7일 미국 현대차 앨라배머 공장을 현장 지도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이 발언에는 과거 해외시장에서 값싼 차로 인식됐던 현대차의 이미지를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내재돼 있다. 이는 곧 프리미엄 없이는 시장에서 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는 그간의 경험이 실려 있었다.
 
현대차는 금융위기가 촉발된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실업자들에게 차값을 환불해주는 '실직보장 마케팅', 10년 동안 10만마일을 무상보장 해주는 프로그램, 60개월 장기 무이자 할부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앞서 있는 글로벌 제조사들과의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현대차가 한국에서는 하지 않았던 고객 보장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해외에서 스스로 값싼 차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는 게 문제가 됐다. 또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역차별의 빌미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소비자 최고 선호 브랜드 도약이라는 향후 10년 과제는 이제 가장 중요한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가 됐다"면서 "해외와 국내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수익성 강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올인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해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최근 중대형 프리미엄 차종을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아니다"라며 "마케팅 전략과 품질에 대한 제고, 뒤쳐지는 친환경차 기술력 등 몇 가지 숙제가 한꺼번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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