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25일 올해 임단협 최대 화두로 떠오른 통상임금 논란 관련해 "교섭에서 결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법적인 문제이자 기업 생존이 걸린 비용의 문제이며, 대한민국 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라고 못을 박았다.
윤 사장은 이날 현대차 직원들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이 같이 밝히고 "(노조의 주장이) 법적인 정당성이 있다면 당당하게 법 판결을 받아보면 해결될 문제"라며 "묻지마식 힘의 논리만으로 통상임금 문제를 결코 풀 수 없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윤 사장은 또 노사간 통상임금 확대 합의에 도달한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의 사정과 현대차가 처한 사정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는 노조의 근거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으로, 다른 기업들 경우를 끌어다 일반화시키면 안 된다는 사측의 입장이다. 그는 "현대차와 같은 상여금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각종 소송에서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고 있으며, 판결이 나오지 않은 기업들은 별도 노사논의체를 만들어 추후 해결키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담화문에는 또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으로 인한 노조에 대한 차가운 여론도 적시됐다. 윤 사장은 "귀족노조라는 원성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양극화 주범이라는 비난과 산업경쟁력 약화, 일자리 감소의 책임론까지 떠안게 된다면 노사 모두가 대한민국 산업 붕괴를 초래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그 책임을 노조에 떠넘겼다.
윤 사장은 대신 "회사는 금주 집중교섭에서 임협 마무리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직원 여러분들의 새로운 판단과 이해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사실상 파업이 결정된 상황이지만 끝까지 협상에 임해 명분을 축적함과 동시에 타결의 가능성도 열어놓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25일 오후 3시부터 교섭을 재개한다. 이어 오는 26일에는 노조의 쟁의대책위원회가 열리는 오후 5시 이전 추가 교섭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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