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바라 본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문정우기자)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수도권 미분양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건설사들의 근심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후분양제 등 민간물량 조절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미분양은 지난달 3만212가구에서 11.3% 줄어든 2만6797가구로 조사됐다. 이중 기존 미분양은 3978가구 감소했고, 신규 미분양은 563가구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미분양이 상당히 줄었다. 지난해 12월 미분양은 3만3192가구로 6395가구가 해소됐다. 이는 주요 미분양 지역인 김포와 파주, 평택, 인천의 미분양 물량이 해소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도 감소세다. 지난달 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1만1352가구로 지난달보다 4.5% 줄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인천 등은 카지노건설 등 경제특구 내에 전세시장 가격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일부 실수요자들이 미분양을 내 집 마련하는데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들 대부분 지역의 전셋값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는데다, 기업수요와 교통망 확충 등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인천 지역의 전셋값은 지난달 이후로 꾸준히 상승세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지난주 보다 0.0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파주 등 미분양 물량에 대해 최대 30%까지 할인하는데다,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대출 지원 등의 판매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또 DTI(총부채상환비율)·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부동산 규제완화로 매수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 지난 5월 분양을 시작한 김포의 한 견본주택에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3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웃어야 할 건설사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가 후분양제 확대를 추진하기로 해 앞으로 주택사업의 자금력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선분양제처럼 중도금을 받아 공사대금을 조달했지만, 그 부분을 전액 건설사가 떠안야 하면서 자금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또 후분양제로 인해 주택을 판매하는 기간이 짧아져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고, 건설사들이 늘어나는 금융비용을 소비자에 전가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후분양제는 기존 선분양제와 달리 공정률 80%가 넘어 입주에 가까운 시점에 분양을 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이런 건설사들의 근심에도 후분양제를 추진하는 이유는 민간물량 조절을 위해서다. 즉, 후분양 물량을 늘려 선분양과 민간물량 공급일을 분산시키겠다는 취지다.
이에 국토부는 후분양제 확대시행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국토부는 후분양을 하면 분양대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건설사의 사정을 감안, 국민주택기금에서 건설자금을 저리로 대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 후분양을 시행하는 건설사에 대해 공공택지 우선공급 자격을 주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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