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만도 매각 난항..노조 또 다시 '복병'
2014-08-27 15:10:21 2014-08-27 16:27:05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위니아만도 매각이 난항에 처했다. 위니아만도 노동조합(노조)이 위니아만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CVC캐피탈 측에 위로금을 요구하면서 매각 협상이 뜻하지 않은 진통에 직면했다. 여기에다 현대백화점 측에도 현행 조직 유지 등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어 현대백화점의 불만이 커졌다.
 
KG그룹으로의 인수에 반발하며 파업을 벌였던 노조가 또 다시 복병으로 등장하면서 실타래는 얽혔다. 위니아만도는 노조 반발로 KG그룹과의 협상이 한 차례 불발된 터라, 고대하던 현대가(家)로의 복귀가 무산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위니아만도는 현재 현대백화점으로의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27일 위니아만도와 노조, 현대백화점 등 관련 당사자들에 따르면, 위니아만도 노조는 지난 26일 민원식 위니아만도 대표 및 CVC캐피탈, 현대백화점 등에 '단체교섭 요구 및 요구안 전달의 건'을 전달했다.   
 
해당 공문은 CVC가 매각 대금의 7%를 종업원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현대그린푸드(005440)가 위니아만도 직원들의 주인의식 및 근로의욕 고취 등을 위해 소유지분 5%를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회사 조직을 2년간 유지 보장하고, 이 기간 중 조직 개편과 인사에 대해서는 조합과 합의를 거칠 것을 요구했다. 고용 승계와 함께 혹시 있을 지 모를 보복성 인사에 대한 사전 방어다.
 
김지봉 위니아만도 노조위원장은 "CVC가 지난 15년간 위니아만도의 주인 역할을 하면서 사원아파트 매각, 복지 축소 등으로 위니아만도 직원들의 희생이 뒤따랐다"면서 "CVC에 받아야 할 몫을 요구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노조원 전체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노조를 향한 우려를 의식한 듯 "공문내용을 100% 관철시키겠다는 뜻이 아니라 교섭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니아만도 노조는 오는 28일 CVC와 현대백화점 등에 3자교섭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한 노조원은 "회사에 유보될 이익금이 투기자본에 의해 빠져나가 그간 회사가 성장하지 못한 면도 고려되어야 한다"면서 "(노조는) CVC에 합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집행부에 힘을 실어줬다.
 
사모펀드에 팔려 현대가에서 떨어져 나간 지 15년 만에 다시 범현대가로 안기게 되면서 위니아만도 안팎의 기대감은 매우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뜻밖의 요구안이 전달되자 위니아만도 내부에서도 노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강경 노선의 금속노조 입김이 작용해 노조원 전체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노조는 "집행부의 의견이 아닌 노조원 전체의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백화점은 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위니아만도 포기설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면서도 현 상황에 대한 부담마저 숨기지는 않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인 과정에서 이런 내용이 전해져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부담을 느낀 현대백화점이 전격 인수 철회를 검토할 수 있다는 부정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실제 협상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문제는 CVC가 아니라 현대백화점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CVC 측은 협의할 의사가 있는데 현대백화점 측에서 인수 조건을 철회하지 않으면 위니아만도 인수를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위니아만도는 노조의 반대로 지난 4월 KG그룹으로의 매각이 보름여 만에 무산되는 진통을 겪었다. KG그룹이 KG이니시스(035600)를 통해 위니아만도 인수를 위한 MOU를 맺고 인수에 나섰지만 위니아만도 노조는 "KG그룹은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회사로, 위니아만도와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KG이니시스 본사 앞에서 상경시위를 벌였다.
 
◇지난 4월 위니아만도 노조는 KG그룹의 위니아만도 인수를 반대하며 KG이니시스 앞에서 상경시위를 벌였다. KG그룹의 위니아만도 인수는 노조의 반발로 끝내 좌절됐다.(사진=위니아만도 노조)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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